美 출구전략시동, 국내증시 여파는

美 출구전략시동, 국내증시 여파는

반준환 기자
2010.02.19 17:29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상소식이 국내 증시에 적잖은 충격을 안겨줬다. 미국이 이번 조치로 출구전략의 시동을 건 만큼 후속조치가 시행되면 더 큰 파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무척 민감해졌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펀더멘탈 측면보다 심리에 지배될 가능성이 무척 높아졌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과 미국증시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9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27.29포인트(1.68%), 8.94포인트(1.74%) 급락해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오전까지 FRB의 재할인율 인상조치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증시가 예상과 달리 급락하자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채수호삼성증권(111,600원 ▼200 -0.18%)연구위원은 이날 "이번 조치는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의 스프레드 축소를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리는 조치로 해석된다"며 "전반적으로 볼 때 시장의 방향성을 좌우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날 증시가 하락한 것을 보면, 이번 조치로 미국의 출구전략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진 듯하다"며 "펀더멘탈 변화보다는 심리적인 불안감과 해외변수가 더욱 중요해지는 국면이 됐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후속조치는 3월 모기지 채권매입 중단과 4월 주택시장 세제혜택 중단 등이다. 재할인율 인상에 따른 각국의 충격이 무척 컸다는 점에서 남은 조치들이 미칠 여파도 적잖을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 가능성도 이슈로 부상했다. 이들이 이날 선물시장에서 3000계약 이상을 순매도하며 증시하락에 영향을 미친 탓이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고, 이는 증시수급에 영향을 준다는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박형민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재할인율 인상 영향으로 리보 금리의 소폭 상승과 달러화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조성하던 외국인 투자자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할인율 인상이 단기 자금 시장 및 채권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출구전략의 수순을 밟는다는 관점에서 긴축에 대한 우려감을 다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증시 펀더멘탈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작 미국증시가 출구전략 시행에 둔감한 반응을 보일 경우, FRB의 재할인율 인상여파가 축소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의 후속조치를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았다.

채 위원은 " 미국이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FRB의 재할인율 인상을 통해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반응을 테스트해본 듯하다"며 "먼저 열린 아시아 증시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출구전략)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FRB가 금융위기에 운용했던 비상대출 프로그램 종료에 앞서 상징적인 조치를 취한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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