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할인율 인상…韓, 금리인상 진퇴양난

美, 재할인율 인상…韓, 금리인상 진퇴양난

이새누리 기자
2010.02.19 15:20

"韓, 미국과 상황 달라"

일각선 美보다 선제적 금리인상 필요 주장

미국이 재할인율 인상 카드를 예상보다 빨리 꺼내들면서 우리나라의 출구전략이 진퇴양난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에 날아든 재할인율 인상 소식에 이날 금융시장은 큰폭으로 등락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4.18%로 전날보 0.08% 포인트 올랐다. 환율은 달러강세 영향에 전날보다 10원 가량 올라 1160.4원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급락했다. 1593.90으로 전날보다 1.68% 빠지면서 1600선이 붕괴됐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시행했던 비정상적인 정책들을 정상궤도로 돌려놓는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재할인율을 얹어주며 대출을 해가는 금융기관이 거의 없는데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융완화기조 자체를 바꾸는 게 아니라는 신중론을 밝혀서다.

당장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직결되기 어려운 만큼 우리나라 금리 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통상 재할인율이 기준금리보다 1% 포인트 높았다. 금융위기 때 금융기관의 신용경색으로 재할인율이 인하돼 격차가 0.25% 포인트까지 줄었지만 이번 조치로 0.5% 포인트로 확대됐다. 여전히 관행보다 밑도는 수준이다.

민성기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우리는 이미 금융위기 때 풀렸던 유동성이 회수돼 있고 자본확충펀드나 총액한도대출 등이 조금 남아있는 상태"라며 "미국 중앙은행은 증권매입 등 우리보다 더 많은 유동성공급 조치를 취해놨기 때문에 정상화해가야 할 것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틀전 이성태 한은 총재도 국회 보고에서 "미국은 이미 제로금리 상태로 갔기 때문에 유동성을 많이 풀어놓은 상태라 금리조정보다 유동성부터 회수하겠지만 우리는 금리조정이 통화정책의 중심"이라고 미국과 차이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리나라 출구전략이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시 재할인율 인상이 경기과열 우려가 있을 때 실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돌입했다는 평가에서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조치의 상징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며 "Fed가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올해 짜여진 스케줄대로 정상화 과정을 하나씩 취해간다면 시기가 언제가 됐든 금리인상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은 급등할 수 있고 주가도 급락할 수 있다. 앞으로 한은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대내외적 여건이 마뜩찮아 우려는 더 크다.

한 시장관계자는 "나중에 미국이 금리를 올릴 채비에 나선다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유럽 일부국가의 재정문제 등 다른 악재까지 겹쳐 금융시장 변동성은 더 확대될 것"이라며 "금리인상 명분은 아예 없어질 수도 있어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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