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7월 제주도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하계포럼이 열렸다.
정부, 재계, 학계의 전문가들이 금융위기로 닥쳐올 기업환경의 변화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결론은 '위기는 기회'라는데로 모아졌다. 특히 M&A 비용이 크게 떨어지는 이 시기에 M&A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리거나 새로운 분야로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2009년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매물로 나왔다. 9월 효성이하이닉스(1,286,000원 ▼7,000 -0.54%)반도체 인수에 뛰어들었다. 효성그룹 주가는 급락했다. 시장에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두 달여를 버티던 효성은 결국 손을 들었다. 이후 LG, GS, 한화그룹이 하이닉스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시장에서 난타를 당했다. 또 STX그룹은 얼마 전대우건설(35,000원 ▼1,900 -5.15%)인수를 '검토'했다는 소식에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시장의 평가'라고 설명한다. 기업들도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시장의 평가'는 정말 항상 옳을까.
대형 M&A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평가'는 비용과 시너지 두가지로 요약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사례에서 보듯 M&A 비용 부담이 본체까지 흔들수 있다는게 부정적인 반응의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하이닉스, 대우건설 등의 사례를 돌아보면 시장은 해당 기업이 어떻게 인수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 보지도 않고 '언감생심'이라는 결론을 낸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면 이것이 곧 시장의 '객관적 평가'로 받아들여지곤 했다.
'인수하더라도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이유도 반대 논리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주류회사였던 두산은 한국중공업 인수로 중공업 전문그룹으로 탈바꿈했고 가전회사였던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은 관련없는 분야에 대한 수없는 M&A를 통해 세계 최장수기업 중 하나로 살아 남았다.
기회가 될 수 있다던 위기가 끝나가고 있다. 위기가 지나가면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점도 한번쯤 생각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