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의 주가에 불이 붙고 있다. 미래에셋스팩1호가 지난 12일 상장한 후 4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되는가 하면 현대증권스팩1호도 19일 상장 첫 날 상한가로 직행했다. 잠잠하던 대우증권스팩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처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스팩의 구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증시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대표적인 투자함정은 세가지.
◆주가 상승은 스팩에 치명적 타격
스팩의 최대 역설은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본래의 목적인 M&A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주가가 오른 만큼 스팩의 시가총액이 올라가게 되면, 합병 대상기업과의 합병 비율 산정시 대상기업의 가치가 저평가돼 지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합병을 꺼릴수 밖에 없다.
합병 대상 기업은 지분율이 낮아지므로 굳이 스팩을 통해 우회 상장해야 될 이유가 없다. 스팩을 상장한 증권사들조차도 주가 상승을 반기지 않고 있는 것은 이때문이다.
◆합병 대상 조기 선정 힘들어 단기 성과 불가
일부에서는 스팩이 조기에 합병 대상 기업을 확정하거나 사전에 투자대상을 물색, 조기에 투자성과를 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은 "스팩 공모 이전에 합병대상 법인이 정해져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스팩이 사전에 합병 대상을 선정했다면 스팩의 자산가치가 미리 확정되는 셈이기 때문에 공모가나 주가가 왜곡될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합병 절차를 밟는데 걸리는 시간이 4~6개월이기 때문에 상장후 2∼3개월 내에 M&A를 발표하면 합병 대상 기업과 사전 접촉이 있었는지 조상대상에 오르게 된다.
또 최소 상장 1년 후에 합병을 해야 상법상 합병차익에 대한 과세이연을 받을수 있어 단기에 수익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구범 미래에셋스팩1호 이사는 "현재 합병과 관련해서 검토하고 있는 대상 법인이 전혀 없으며 일반 공모주식에 투자하는 것처럼 단기적으로 접근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M&A 성사시까지는 자산가치 하락
스팩은 다른곳에 자산을 운용할 수 없기 때문에 M&A가 성사되기 전까지는 자산가치가 올라갈 방법이 없다. 오히려 인건비와 사무실 유지비 등 고정비용이 매달 나가기 때문에 자산가치는 조금씩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주가도 자산가치를 반영해 낮아져야 한다는 말이다.
스팩은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예금기관에 맡기거나 신탁해 합병에 실패했을 경우 공모가격 대비 주식보유 비율에 따라 원금을 돌려준다.
그런데 지금처럼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매수했을 경우 M&A 실패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입게 된다.
이 때문에 스팩 주가는 상장 시 보유현금(공모가)수준에서 형성되다 합병이 가시화돼야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 또 '불나방'
독자들의 PICK!
19일 증시에서 미래에셋스팩1호가 상한가 행진을 하더니 공모가 수준에서 맴돌던 대우증권스팩도 장 중 한때 10% 넘게 들썩였다. 이날 상장한 현대증권스팩1호도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다. 미래에셋스팩1호를 살펴보면 상장 첫 날부터 지난 17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무려 200만5315주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서 이 기간 149만6292주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을 매도 신호로 본 반면 개인들은 거꾸로 매수 신호로 본 셈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미래에셋스팩과 현대증권스팩의 경우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점이 막연히 고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며 "특히 미래에셋스팩이 상장 후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