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도 테마? '개미' 몰리자 기관 단타

'스팩'도 테마? '개미' 몰리자 기관 단타

임상연 기자, 김성호
2010.03.17 13:52

보호예수 등 안전장치 없어 기관 물량 대거 대기 '투기화'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이 단기차익을 노린 기관투자가들의 단타매매로 투기종목화되고 있다. 보호예수 의무가 없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상장과 동시에 주식을 내다 팔아 이제 갓 출범한 스팩 시장 정착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 기업과 달리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스팩의 경우 주가 안정 및 시장 연착륙을 위해 기관투자가에 대한 보호예수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닥에 상장한미래에셋스팩1호는 나흘째 상한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주가 뿐만아니라 거래량도 하루 1000만주를 넘어서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에 상장한대우증권스팩역시 비교대상이 없던 때와 달리 미래에셋스팩1호 상장과 맞물려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량도 하루최대 50만주를 넘지 못했지만 어느새 200만주 이상 거래가 되고 있다.

주가는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스팩에 투자한 기관투자가들은 잇따라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대우증권스팩은 상장 이후 기관투자가들이 100만주 가까이 순매도 했으며, 미래에셋스팩1호도 3거래일만에 100만주가 넘는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업계에선 스팩 공모당시 물량을 배정 받은 기관투자가 중 보호예수 의무가 없는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물량이 일시에 쏟아져 나온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대우증권스팩의 경우 기관투자가 물량이 70%(1750만주)며, 이중 약 70%(1225만주)만이 1개월 보호예수에 걸려있다. 30%(525)만주는 언제든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또 주가가 이상급등하고 있는 미래에셋스팩의 기관투자가 물량은 50%(667만주)로 이중 35% 가량만이 1개월~3개월 가량 보호예수가 묶여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 미래에셋스팩 모두 언제든 매물로 나올 수 있는 기관투자가 물량이 아직도 400만주 이상 남아 있는 셈이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들의 매매향방에 따라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는 "(스팩) 주가가 왜 오르는지 모르겠지만 기관투자가 입장에선 어느 정도 기대수익을 채우면 단기차익을 노리는 것이 기회비용 측면에서 훨씬 낫다"며 기관투자가의 차익매물이 더 쏟아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스팩의 특성을 고려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고, 주가 및 시장안정을 위해선 기관투자가의 보호예수 등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기관투자가에 대한 보호예수 강화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발기인 및 재무적투자자에 대해 일반 기업보다 엄격한 보호예수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투자가에 대해서 마저 보호예수를 강화할 경우 거래부재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보호예수 의무가 없는 일반 기업 기관투자가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스팩 주가가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거래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다고해서 스팩에 대해서만 보호예수 규정을 강화하는 것은 부담이 있는 만큼 여러가지 상황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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