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원 주가가 170원으로...'드라마틱' 퇴출기

5500원 주가가 170원으로...'드라마틱' 퇴출기

김동하 기자
2010.05.09 08:50

[김동하의 네이키드코스닥]

'횡령','안진회계법인과의 소송전', '가장납입 의혹' 등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자원개발회사케이씨오에너지가 결국 부도를 맞아 퇴출됐습니다.

러시아 자원개발사업이 실패한 점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아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케이씨오에너지가 상장된 주식회사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케이씨오에너지는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현대차 1차벤더 업체입니다. 증시에 자원개발 '광풍'이 몰아치던 지난 2007년 8월 참여정부 '오일 게이트'의 핵심인물 전대월씨가 인수하면서 자원개발업체로 변신한 기업입니다.

케이씨오에너지는 러시아 사할린 톰가즈네프티 광구 개발을 내세워 수차례 유상증자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도 케이씨오에너지는 약220억원을 유상증자한 뒤 톰가즈네프티사에 117억7700만원을 금전대여 명목으로 송금했습니다. 때는 3자배정유상증자를 마무리한 직후였고, 실권주에 대한 3자배정유상증자이기 때문에 보호예수가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납입'의혹도 불거졌죠.

톰가즈네프티는 사실상 전 대표 개인회사 입니다. 케이씨오에너지가 24%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물량은 전 대표가 케이씨오에너지에 판 겁니다. 톰가즈네프티 금전대여 공시를 보면 눈에 띄는 주석이 달려있습니다.

‘만기일에 이자를 포함한 원금 전액 상환. 미상환시 톰가즈네프티 대표이사 소유의 지분의 상환받지 못한 채무액 및 이자 금액만큼 지분가치에 따라 이전한다”

톰가즈네프티가 케이씨오에너지에 돈을 갚지 못하면 케이씨오에너지는 전 회장 개인회사인 러시아회사의 주식을 대신 받는다는 조건입니다. 케이씨오에너지 주주들은 이 같은 방식에 동의한 걸까요. 아니 첨부문서를 알고는 있었을까요.

전 대표는 2008년에도 케이씨오에너지의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검찰에 구속된 뒤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습니다. 2006년 8월 전 회장이 케이씨오에너지로 하여금 톰가즈네프티 지분 24%를 적정 거래가격보다 고가인 1주당 2850원으로 계산, 총 684억 원에 사들이도록 해 재산상 이익을 얻는 대신 회사에 그 액수만큼의 손해를 끼친 혐의였죠.

케이씨오에너지와 안진회계법인과의 '전쟁'은 여기서 시작됐습니다. 케이씨오에너지는 안진회계법인이 용역을 받아 평가해준 '내부용'주식가치평가보고서를 공시에 활용해 주가부양에 활용했고, 안진회계법인은 실사도 하지 않은 내부용 보고서를 외부에 활용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당초 안진회계법인의 내부용 평가결과 톰가즈네프티는 매출액이 무려 7조2370억원에 달했고, 순현재가치(NPV)만 3549억4285만원이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안진회계법인 가처분소송을 받아들였지만, 케이씨오에너지는 이의를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2009년 4월 가처분결정을 취소했습니다. 그러자 안진회계법인은 이 결정에 불복해 또 다시 대법원에 항고했습니다.

수백억원의 자금이 사실상 전 대표의 개인회사로 흘러갔지만, 케이씨오에너지는 지속적으로 자금난에 시달렸습니다. 전 대표는 또 지난해 8월 러시아에 20억 원을 보내야 한다며 투자 기업 대표 이 모 씨에게서 주식 200만 주, 30억 원 어치를 빌린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전 대표는 2007년 8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08년 7~8월부터는 석유를 생산해 수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007년 8월 5487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170원. 결국 케이씨오에너지는 퇴출됐고, 1만5000명을 넘는 개미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