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디폴트..채무재조정 불가피" 시각확산

"그리스 디폴트..채무재조정 불가피" 시각확산

뉴욕=강호병특파원, 권다희 기자
2010.05.27 08:52

"성장없이 재정적자 감축 불가능..재정집중화 등 필요"

미국에서 그리스가 국가채무를 부도내고 재조정받게 될 것이란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학계에선 거의 컨센서스가 됐고 월가에서도 수용되는 분위기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는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5년 내 유로존 국가 중 1~2 곳은 채무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델 교수는 "채무재조정이 곧 유로존 와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유럽은 단일 유로존채권을 포함한 보다 높은 차원의 재정집중화를 필요로 한다"고 역설했다.

먼델 교수는 "유로지역이 10여년간 놀랄정도 성과를 냈지만 두손중 한 손은 묶어둔 채 움직이고 있다"며 "미국 재무성증권과 같은 공동의 역내채권을 도입한다면 준비통화로서 유로의 지위를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델 교수는 99년 환율과 자본이동에 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한편 스티브 행키 존스 홉킨스 대학 교수는 전날 워싱턴 소재 보수적 연구기관인 카토 연구소 웹사이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그리스 죽음의 소용돌이가 마침내 디폴트와 채무재조정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EU, IMF, 그리스 등의 정치인과 관료들이 구제금융이 그리스 시한폭탄을 해체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믿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교수, 멜처 카네기멜론대 교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도 독일이 주도하는 대응안이 승산이 낮은 것이며 그리스 채무재조정 불가피론을 주장한 바 있다.

로고프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성장없이는 재정적자를 줄일 수 없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라며 "그리스에게 자국화폐를 복원해 환율과 수출로 위기탈출을 모색할 방학을 주든가, 아니면 각나라의 재정정책을 통제할 단일 재정주권을 만들든가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가 재정적자 감축 목표치를 달성한다 해도 2~3년후엔 재정적자 비중이 GDP대비 150%에 달해 또 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며 유로존이 추진하는 병정식 긴축안에 회의를 표시했다.

로고프 교수는 최근 라인하르트 메릴린드대 교수와 함께 금융위기 경험을 다룬 "이번은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책을 최근 출간했다.

멜처 교수도 지난달 29일 뉴욕외신센터(FPC)가 주최한 라운드테이블에서 강연을 통해 "그리스는 디폴트 낸 후 채무 재조정 받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멜처 교수는 "그리스 단위노동 비용이 유로출범후 20~30% 높아져 수출 경쟁력이 뒤쳐진다"며 "유로존에 묶여 있는 한 채무재조정 외엔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이같은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최대채권운용사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서 '채권 왕'으로 통하는 빌 그로스는 이날 그리스가 1~2년 안에 채무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채무 부담을 감당하기 위해 필요한 경제성장률은 높지만 그리스가 실시하려고 하는 긴축 정책은 경제성장을 크게 억압하게 될 것"이라며 "빠져나올 길 없는 그리스는 1~2년 안에 채무재조정을 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로스는 또 같은 날 웹사이트를 통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지급하는 구제금융 금리가 리보보다 300~350bp 높은데, (높은 금리 하에서) 그리스가 채무조정을 피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나리오가 없다"고 설명했다.

단기 차입비용의 기준 금리인 3개월 물 달러 리보(런던은행간금리)는 이날 0.538%로 지난해 7월 6일 이후 고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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