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교육비 재테크/ 기러기 아빠의 교육비 작전
직장인 김원근(48 가명) 씨는 요즘 허리가 휜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자녀 교육비는 갈수록 늘어나서다.
김씨는 세명의 자녀를 모두 해외에서 공부시키고 있다. 첫째는 캐나다에서 대학과정을, 둘째와 셋째는 인도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고 있다. 김씨의 아내는 인도와 캐나다를 오간다. 간혹 한국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옷거리와 먹을 것을 챙겨 다시 해외 원정길에 오른다.
김씨는 4년전부터 친구와 함께 두번째 일거리를 벌였다. 음식점 개업이다. 자녀들의 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다. 사업 자금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얻어 마련했다.
장사가 그럭저럭 되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회사 일에 바빠 음식점 일은 전적으로 친구 몫이 됐지만 자녀의 교육비를 위해서라면 음식점 수익을 포기할 수 없다. 대신 주말이나 휴일이면 음식점에 나가 하루 종일 카운터를 보며 부족한 노동력을 채운다.
고달플 법도 한 생활이지만 김씨는 오히려 즐겁다고 말한다. 김씨는 “애들이 열심히 공부해줘서 희망을 가지고 매일 기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방학 때 가족이 모두 모여 자녀들끼리 영어로 의견을 교환할 때가 제일 흐뭇하다”고 말했다.

기러기 아빠의 주머니 들춰보기
김씨에게 수익내역을 알려달라고 했다. 한참 말을 돌리던 김씨는 “다른 기러기 아빠에 비하면 결코 많지 않은 금액”이라며 내용을 공개했다.
김씨의 월수입은 대략 700만원이다. 회사 급여 450만원(세후)에 음식점 수익 250만원이다. 이중 아내에게 송금하는 금액은 모두 550만원이다. 자녀들의 학비와 기숙사비, 생활비가 주요 지출 내역이다.
“아내한테 미안하죠. 생활비도 빠듯할 텐데 잘게 쪼개서 용케도 잘 쓰고 있나 봐요.”
처음 유학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을 때 준비한 돈은 3억여원. 지금은 거의 바닥나 월 송금액으로 겨우 연명하는 정도다. 인도 현지에서 타던 차도 중고차로 바꾸고 렌트했던 집도 절반 가격의 작은 집으로 옮겼다. 운전사를 해고하는 대신 아내가 자녀의 등하교를 도맡고 있는 것도 처음 유학 시절과 달라진 점이다.
하지만 김씨처럼 학비가 빠듯해 두가지 일을 병행하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온라인 관련 커뮤니티 운영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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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만큼 버는 사람들이 자녀의 조기유학을 계획해요. 자녀가 따라주느냐가 문제지 대부분의 아빠들은 돈을 별로 중요한 문제로 여기지 않아요. 언론에서 유학생 자녀를 둔 아버지를 기러기 아빠라며 어두운 면만 부각시키는 것은 소수의 사례입니다.”

조기유학 최근 동향은?
지난해 유학동향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유학은 필리핀이, 대학생 유학은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영어권이면서 비용이 적어 필리핀이 초등학생에게 유리하고, 세계 최고의 대학이라는 지명도와 선호도 때문에 미국이 대학생에게 인기를 끄는 비결이다.
지역별 가격은 천양지차다. 국가, 연령, 목적, 기간, 학교형태, 숙소형태, 프로그램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통상 초등학생 1명의 1년 교육 및 체류비용은 최소로 잡았을 때 3000만원(공립학교 기준)이고 이후 가격은 조건에 따라 올라간다.
인기 유학지역으로 각광 받고 있는 뉴질랜드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한 유학원을 통해 자녀 2명과 보호자를 대동했을 경우 비용을 산정해봤다.
학비와 등록비, 교복과 보험료를 합한 금액이 2200만원, 집 렌트비와 공과금이 2000만원, 자동차가 450만원, 유학원 정착서비스 비용이 360만원, 생활비가 540만원, 기타 신체검사비, 비자신청비 등이 160만원 들었다. 모두 5660만원이다. 여기에서 항공요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큰 아이가 사내 녀석이라 밴쿠버대학에서 혼자 공부를 하고 있지만 학비 부담이 너무 커서 국내 대학으로 복귀시킬까 고민 중입니다. 아이의 의사를 들어봐야겠지만 지금 현실에서는 돈 대기가 어려워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한성호(54 가명) 씨처럼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는 장기 플랜을 세웠다가 단기유학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윤호정 유학닷컴 조기유학팀장은 “예년에 비해 단기 유학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연령도 낮아져 초등학교 1~2학년에 해외에 나갔다가 중고등학교때 돌아오는 사례가 늘었다”고 밝혔다. 특목중이나 특목고에 입학해도 해외 유명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유학비용 아끼기
그렇다면 남들보다 적게 돈을 들이는 방법은 없을까? 자녀를 유학 보낸 부모들은 사실상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비용을 많이 들일수록 자녀가 좋은 학교와 시설에서 공부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다만 소소한 것들을 신경쓰다보면 나도 모르게 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유학비를 줄이는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은 환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값이 쌀 때 틈틈이 매입했다가 환율이 오를 때 환전하지 않고 모아둔 돈을 보내는 식이다.
돈의 가치에 따라 유학지역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뉴질랜드와 호주가 상대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도 달러가치의 상승으로 인한 대체제 효과 때문이다. 물가가 저렴한 지역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물가가 저렴한 국가에서도 명문 국제학교의 학비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 사립학교와 국립학교의 가격 차이가 다른 것도 주의해야 한다.
장기 유학을 계획했다면 ‘징검다리 교육’을 시도할 만하다. 목표가 미국 아이비리그라면 초등학교는 필리핀, 중고등학교는 캐나다, 대학은 미국식으로 옮겨 타는 방법이다. 어려서부터 미국에서 지낼 때 보다 10~20%가량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유학학원을 꼼꼼하게 고른다면 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 사전에 정보를 습득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등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 뒤에 유학원을 찾는 것이 좋다. 값싼 교육비를 제시하는 곳이 있다면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찾거나 현지 학교 및 숙소의 정보를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학원이 아닌 직접 발로 뛰는 학부모도 있기는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그다지 권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