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비 지출의 황금 공식은?

교육비 지출의 황금 공식은?

배현정 기자
2010.06.08 10:07

[머니위크 커버]교육비 재테크 /교육비를 투자로 만드는 법

초등학교 2학년인 예린이는 매일 같이 혼난다.

수학문제 못 풀어서 혼나고, 영어를 못해서 혼나고, 필기를 늦게 한다고 혼나고, 글씨를 못 쓴다고 혼나고, 딴생각 한다고 혼나고….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집에서도 혼나기만 하니 모든 것에 흥미를 잃었다. 자신을 무시하는 애들 때문에 학교에도 가기 싫다.

예린이 엄마아빠는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남들 못지않게 자녀 교육에 투자하고 있는데 왜 이런 상황이 된 걸까?

예린이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만 한 달에 80만원, 1년이면 960만원이다. 10년이면 1억원이라는 거금이 들어간다.

예린이 아빠는 "예린이가 성인이 되면 이렇게 투자한 교육비가 아깝지 않을 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펀드나 주식 투자도 어렵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자녀 교육에 대한 효율적인 투자인 것 같다"고 푸념했다.

과연 자녀를 위한 교육비 투자는 어떻게 해야 현명한 것일까? 가정 경제를 갉아먹는 주범인 교육비를 위한 효율적인 재테크 방법이 있을까?

'교육비' 투자인가 저축인가, 그냥 지출일까?

우선 교육비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해보자. 과연 교육비 지출은 어느 항목으로 분류하는 것이 좋을까?

1. 소비 지출

2. 저축

3. 투자

교육비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주관적인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조영경 중앙이아피 자산관리센터 팀장은 "과도한 교육비를 지출하는 가정을 상담해보면 대부분 우리는 자녀 교육비를 투자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투자'란 것은 그 결과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 속성"이라고 꼬집었다.

만일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그동안의 교육이 별 효과가 없다면 과연 그때도 투자비용이 아깝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지난해 거액 자산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녀 입시설명회'를 열어봤더니 돈 많이 투자한다고 공부 잘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 10여 개를 들어놨다고 투자를 잘 했다고 말할 수 없듯이 학원의 갯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량 펀드 2~3개로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같이 사교육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경 팀장 또한 "남들이 하니까 시작은 했더라도 효과가 없는 것은 당장 그만두고 우리 가정의 재무상황에 맞도록 예산을 짜서 지출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비는 투자가 아니라 반드시 결실을 맺는 저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비 지출의 황금 공식은?

'과유불급(過猶不及)'. 재테크 전문가들은 과도한 교육비 지출을 경계했다.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쓰는 돈을 무조건 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장의 교육 과소비를 위해 미래의 교육비까지 당겨쓰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천 희망재무설계 대표는 "상담을 하다보면 공통적으로 중학교 학부모는 초등학교 때 많은 돈을 쓴 걸 후회하고, 고등학교 학부모는 중학교 때 무분별하게 지출한 것을 안타까워한다"고 말했다.

갈수록 자녀 교육비는 증가하고 부모의 부담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남구 사회조사에 따르면 강남구 학부모가 자녀 1인을 기준으로 한 달에 쓰는 총 교육비는 평균 86만9000원. 초 중 고 별로는 고등학생 1인이 평균 109만1000원, 중학생 1인이 평균 85만3000원, 초등학생 1인이 평균 66만8000원인 것으로 나타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1인당 총 교육비 지출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정작 학비의 지원이 가장 절실한 대학교 학자금을 준비하지 못해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교육 과소비를 절제하려면 적정한 교육비 지출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영경 팀장은 "가정의 재무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한 목표저축률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교육비 지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월소득 500만원 가정에서 목표저축률이 40% 이라면 보장성 보험(5% 정도)을 제외하고 매월 생활비로 지출할 수 있는 예산은 275만원이다

여기서 교육비 지출은 월 지출예산의 30%인 83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거꾸로 생각하면 83만원을 초과하게 되면 저축을 줄이거나 교육비 외의 생활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미래에 발생할 교육자금이나 노후자금을 미리 당겨쓰는 결과와 같다.

교육비 모으기 '펀드 VS 보험'

'1인당 평균 부채는 1125만원.'

올 초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 예정자의 72.3%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1000만원도 넘는 무거운 빚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자립을 배워나가야 할 새내기 사회인들이 자칫 학자금 대출 등 빚의 굴레에 갇혀 허덕일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다. 이에 재테크 전문가들은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교육비 설계를 하고, 미리미리 저축을 통해 모아서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상품의 활용은 주로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3년 이상의 시간이 있는 교육비는 예ㆍ적금 이자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이용해 자금을 키워서 지출하는 것이 권장된다. 신동일 팀장은 "적립식펀드를 활용해 3~5년간 꾸준히 적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영경 팀장은 "교육자금은 손실이 발생하면 곤란한 대상이므로 펀드 등에 투자할 경우에도 원금보장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주식형펀드와 채권으로 운용하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더라도 원금 이상은 회수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다.

목돈이 들어가는 대학자금이나 유학자금 등을 계획하는 경우라면 보다 긴 안목에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10년 이상의 기간이라면 보험이 추천된다. 이동인 에이플러스에셋 재무설계사는 "적금이나 펀드는 장기로 갈수록 해약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도 해약이 어려운 (변액)보험을 활용해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교육비 재테크 10계명

1. 생활비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하라.

2. 교육비에 올인하지 말라.

3. 언제 얼마나 필요한지 깐깐하게 따져라.

4. 사교육비의 기준을 세우자.

5. 우리집 금융주치의를 만들자 .

6. 언제나 ‘물가상승률+a’를 생각하자.

7. 수익성 확실한 상품을 골라라.

8. 매월 10만원씩 포기하지 말고 투자하자.

9. 교육비, 반드시 노후 자금과 함께 생각하자.

10. 포트폴리오가 곧 계획서이다.

참고: <월 10만원으로 대학보내기>(마젤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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