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 차익실현 환매 시작되나

채권형펀드, 차익실현 환매 시작되나

전병윤 기자
2010.06.29 16:29

기준금리 인상 우려…큰손 위주 자금이탈 확대

금융위기 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인 채권형펀드가 한 달 만에 1조7000억원을 웃도는 순유출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경기 회복 기대감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을 우려해 환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형펀드 설정액(25일 기준)은 50조4962억원으로 이달에만 1조4438억원 순감소했다.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달 26일 52조2469억원으로 올 들어 정점을 찍은 후 한 달 새 1조7507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빠져나가며 50조원 붕괴도 눈앞에 두고 있다.

채권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주로 기관투자자와 거액자산가인 프라이빗뱅킹(PB)에서 가입한 사모펀드에서 이뤄지고 있다.

사모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41조7593억원으로 지난달 25일 이후 1조7730억원 순감소한 반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8조7369억원으로 같은 기간 223억원 순증가했다.

전체 채권형펀드 설정액의 82.7%를 차지하는 사모펀드에서 대거 환매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채권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지속될 전망이다.

기관투자자들이 지난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를 맞은 후 안전자산인 채권투자를 확대해 연 10%를 넘는 고수익을 거두자 차익실현 환매에 나서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계열 보험사와 은행들이 펀드에 투자한 후 반기 결산을 앞두고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일부 환매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 채권금리가 요동치자 단기 채권펀드에서 손실을 입기 전에 자금을 빼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상승 추세를 보일 경우 채권형펀드의 자금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코스피가 1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2007년 2000까지 상승했던 시기에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76조699억원(2005년 1월3일)에서 40조8623억원(2007년 12월31일)으로 46%나 줄었다.

반대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말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31조2603억원에서 지난해 말 46조9326억원으로 1년 만에 16조원 가량 증가했다.

더구나 최근 통화당국이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만큼 시중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서서히 옮겨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윤선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을 우려해 선제적 대응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경기의 선순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의미"라며 "따라서 기관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헤지 능력이 떨어지는 채권비중을 줄이는 대신 주식과 실물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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