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증권사 강추 승부처/ 랩어카운트
"바쁜 박지성에게 알아서 해주는 랩어카운트 추천해요."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2010 남아공 월드컵과 관련해 직원들에게 이색적인 설문조사를 했다.
"월드컵 대표선수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와 그 선수에게 추천하고 싶은 재테크 상품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진 것. 그 결과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는 단연 박지성 선수가 첫 손에 꼽혔고, 추천하고 싶은 상품에는 ELS, 주식형펀드, 금 등을 제치고 '랩어카운트'가 선정됐다.
박지성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해야하니 신경쓰지 않게 알아서 운용해주는 랩어카운트 상품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Wrap Account)'가 하반기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변동성 심한 장세에서 갈 길을 잃은 돈들이 앞다퉈 몰려가고 있다.
◆ 펀드부인 '래퍼'로 변신, 왜?
'돈은 있는데,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일일이 찾아다니며 투자하기 귀찮다면?'
'시장상황에 따라 민첩한 대응을 원한다면?'
이런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 바로 랩어카운트다. 랩어카운트란 '포장하다(Wrap)'와 '계좌(Account)'가 합쳐진 말. 고객이 돈을 맡기면 알아서 주식, 채권, 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에서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이른다.
1975년 미국에서 처음 탄생한 랩어카운트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투자 서비스다. 그러나 국내의 태동 역사는 짧다. 2003년 고객이 돈을 맡기면 증권사가 모든 걸 맡아서 하는 일임형 랩어카운트가 도입되면서 비로소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2004년말 기준 랩어카운트 잔고는 3조8000억 원. 하지만 근래 들어 급증세다. 지난 5월 말 기준 랩어카운트 잔고는 2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은행법 개정으로 은행도 랩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되면서 금융계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랩어카운트가 펀드의 환매를 상쇄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렇다면 펀드를 떠난 자금들이 대거 랩어카운트로 몰려가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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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 전문가가 알아서 나의 계좌를 1대1로 관리해주니 재테크 비서가 따로 없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랩어카운트의 핵심은 일임자문 서비스"라며 "투자에 대한 운용권한을 전문가에 위탁하면 투자자 명의로 된 구좌를 통해 어떻게 운용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전문가가 대신 운용해준다는 점에서 펀드와 유사하지만, 펀드가 여러 사람의 돈을 모아서 운용하는데 반해 랩어카운트는 투자자 명의의 계좌에서 별도로 운용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운용도 탄력적이다. 펀드는 1종목당 최대 10% 이상 편입할 수 없는 10%룰이 적용되지만 랩어카운트에는 제약이 없다. 0~100%까지 주식편입비율을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하다.
대개 주식형펀드가 50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반면, 랩 상품은 10개 이내 많아도 20개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집중 투자해서 수익을 추구한다. 한 종목에 올인도 가능하다.
펀드처럼 벤치마크가 없고, 절대적인 고수익을 추구한다. 최근 랩어카운트가 돌풍을 일으키는 원인은 바로 이러한 '고수익'에 답이 있다.
대표적으로 2004년에 설정된 대우증권의 랩어카운트 상품인 추세형은 누적수익률이 155.9%에 이른다. 동기간 코스피 대비 50% 이상 높다. 하나대투증권의 ‘리서치랩’은 2007년 4월 출시 후 2009년까지 누적수익률이 73.4%로 코스피 대비 23.8%를 초과하는 실적을 자랑한다.
단점도 있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최일호 하나대투증권 랩운용부 과장은 "시장이 폭락할 경우 수익률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위험 시 위기관리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랩' 어떻게 고를까?
'자문형 랩' vs '증권사 일임형 랩'
랩어카운트는 크게 전문 투자자문업자의 자문을 통해 증권사가 고객 계좌의 최종 운용 및 관리를 맡는 자문형 랩과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던 일임형 랩으로 나뉜다.
요즘 관심이 높은 것은 자문형 랩이다. 최일호 과장은 "전문성 면에서 자문형 랩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문형 랩이든 일임형 랩이든, 선택의 기준은 뭐니 해도 수익률이다. 담당 매니저에 따라 수익률은 크게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오성진 센터장은 "가입하기 전에는 수익률로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가입 후에는 종목 대응 방식을 모니터링하며 적절하게 운용되는지 평가해보라"고 말했다.
랩은 투자자마다 가입조건과 서비스가 다르다.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운용방식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운용 현황은 전화 또는 온라인시스템을 통해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턱이 높은 것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다소 아쉬운 점이다. 대부분 최저 가입금액이 5000만원 이상이다. 3000만원 정도로 낮춘 곳도 있다. 랩 수수료는 예탁자산에 비례해 1.5∼3%의 랩수수료(Wrap Fee) 정도 낸다. 매매수수료나 환매수수료는 따로 낼 필요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