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아걸 매니저 가방엔 메모장 3권과 스마트폰

브아걸 매니저 가방엔 메모장 3권과 스마트폰

김성욱 기자
2010.08.29 12:54

[머니위크 커버]新적자생존法 / 조춘호 브아걸 총괄매니저

하는 일에 따라 일정을 메모하는 양이 다르긴 하지만 누구나 메모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신의 일정을 적어 놓는다.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하는 연예인들도 다이어리 등에 빼곡하게 일정을 기록하고 다닌다. 각종 방송 출현, 인터뷰 등의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려면 이는 당연한 일. 이른바 ‘기록의 달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확히 얘기하자면 기록의 달인은 연예인이 아니라 이들과 동고동락을 하는 매니저들이다. 해당 연예인의 각종 스케줄 관리는 매니저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조춘호 내가네트워크 이사도 10년째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기록의 달인 중 한명이다. 조 이사는 과거 장나라, 박명수, 하하 등의 매니저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브아걸), 아이유, 지아, 지피베이직 등의 총괄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참고로 연예인 매니저는 크게 세종류로 나뉜다. 일반인들이 흔히 알고 있는 로드매니저는 차량운전 등 이동을 책임진다. 스케줄매니저는 담당 연예인의 단기 스케줄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며, 그 윗선에 장기적인 활동 스케줄을 관리하는 디렉터매니저가 있다. 로드매니저와 스케줄매니저는 연예인 한명, 혹은 팀을 책임지지만, 디렉터매니저는 여러명의 연예인을 관리하는 총괄매니저다.

◆프로젝트별로 메모지 관리

일반적으로 연예인 매니저는 다이어리 등에 월간 스케줄을 적어 관리한다. 이러한 일은 주로 로드매니저와 스케줄매니저의 역할이다. 로드매니저의 경우 보통 현재 달과 직전달 및 향후 2개월 등 4개월치의 월간스케줄을 갖고 다닌다는 것이 조춘호 이사의 설명이다. 녹화일정뿐 아니라 방송일자까지 꼼꼼하게 적는다. 녹화일은 달라도 방송시간대가 겹치는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다.

조춘호 이사도 스케줄매니저 시절에는 월간단위의 일정을 적어 갖고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메모를 하는 용지도 지금과 같이 작은 사이즈가 아니었다.

조 이사는 “현재는 메모지가 작기 때문에 작은 손가방을 갖고 다니지만, 장나라 스케줄매니저 시절에는 스케줄을 적는 노트가 지금보다 크고 양도 많기 때문에 가방도 현재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연예인 한명이 아닌 여러명을 관리하는 총괄매니저이기 때문에 월간스케줄을 갖고 다니면서 관리를 하지는 않는다. 대신 요즘은 32절지(A4용지 절반 크기) 메모장 3권을 갖고 다닌다.

예비용으로 2권을 더 갖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조 이사가 총괄하고 있는 가수 1명의 프로젝트당 한권씩이다(지아는 현재 활동을 하지 않고 있어 그녀의 것은 지금은 없다). 방송에 보여지는 활동기간은 보통 한달에서 한달반이지만, 준비기간을 포함하면 약 4~5개월이 된다. 이 메모지에는 이 기간동안 각 연예인의 주요 활동 계획, 회의 내용, 활동기간 중 홍보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에피소드 등은 물론 개인적인 요구사항 등을 적는다.

조 이사는 “여러명의 내용을 메모지 한권에 적으면 실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각각 따로 정리를 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종종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에서의 역할이나 활동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며 “이러한 사항도 잊지 않고 메모해 두었다가 나중에 관계자에게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스케줄 관리의 새장 열다

조 이사는 3권의 메모지와 함께 스마트폰을 꼭 갖고 다닌다. 그에게 스마트폰은 또 다른 중요한 ‘메모지’다. 스마트폰이 연예인 일정 관리에 필요한 메모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조 이사의 설명이다.

메모지 한권에 4~5개월의 활동기록을 적지만,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에는 메모지 한권이 남아돈다.

조 이사는 “회의 내용은 스마트폰에 녹음을 하고 메모지에는 중요 키워드만 적어놓기 때문”이라며 “운전 중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이 역시 스마트폰에 녹음을 해 둔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자신이 총괄하는 4팀의 자잘한 스케줄표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들이 각각 현재 어디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앞으로 어떤 스케줄이 있는지는 일일이 각 팀 매니저에게 전화통화를 하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 또한 구글의 캘린더에 각 연예인의 스케줄을 적어놓고 공유하기 때문이다.

“연예인 일정은 스케줄매니저나 저뿐만 아니라 회사 관계자를 통해 잡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전화로 확인한 후 잡기는 하지만 그래도 중복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이 때문에 각 팀 매니저들과 거의 매일 만나서 스케줄 관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에는 구글의 공유 캘린더를 통해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일정이 중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메모 보관은 필수

조 이사는 지금까지 자신이 맡았던 연예인의 스케줄표를 모두 갖고 있다. 그리고 다른 매니저들도 대부분 스케줄표를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악의적인 소문이나 잘못된 기사가 나갔을 때 보관된 스케줄표가 해명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년 전 메모광인 매니저 출신의 한 기획사 대표는 보관된 메모지로 소속사 연예인의 잘못된 기사를 수정하기도 했다. 한 연예인이 1년 전 해외에서 누드 화보집을 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러자 이 대표는 해당 연예인의 스케줄표 등 관련 자료를 갖고 이 신문사를 찾아가 화보집을 찍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한 것.

조 이사는 “매니저는 단순히 연예인의 일정만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며 “해당 연예인의 사소한 것도 항상 메모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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