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펀드·연기금 과세후 우정사업부도 포함…개점휴업 우려
정부의 세제개편안으로 우정사업본부도 증권거래세 과세 대상이 되면서 주식 차익거래시장이 또 다시 된서리를 맞게 됐다.
차익거래는 주식 현·선물 간 미세한 가격 차이를 노리는 데, 연초 주요 투자자인 공모펀드와 연기금에게 세금을 물리면서 크게 위축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비과세 기관 투자자였던 우정사업본부마저 내년부터 세금을 내게 되면 차익거래 시장의 존폐마저 우려된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식시장의 차익거래 규모(24일 기준)는 40조26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71조1042억원보다 43.7% 급감했다.
이처럼 차익거래 규모가 올 들어 크게 줄어든 원인은 매도금액의 0.3%만큼 증권거래세를 내게 됐기 때문.
차익거래는 주식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한 프로그램매매를 말한다. 예컨대 동일한 자산인 코스피200 종목들과 코스피200선물의 가격은 일정 수준을 늘 유지해야 하지만 시황에 따라 이 가격차이가 들쭉날쭉 한다.
만약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비싸지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현물 주식을 매수하고 동시에 고평가 된 선물을 매도한 뒤 원래 수준으로 복귀할 경우 반대로 고평가된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 거래를 청산해 차익을 얻는 구조다.
선물과 현물 주식의 가격 차이는 적정 수준에서 크게 벌어지지 않기 때문에 증권거래세를 매기면 투자자들은 거래를 해도 남는 게 별로 없어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증권거래세법 6조(국가·지차체가 주권 등을 양도 시 증권거래세 비과세)에 근거해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만 증권거래세 면제를 받았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2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도 공·사모펀드와 연기금과의 형평성을 위해 내년부터 과세키로 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차익거래시장 형성이 어렵게 될 것으로 보고 우정사업본부에 차익거래 확대를 조언했고, 이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늘려왔다. 실제로 올 들어 우정사업본부는 차익거래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파생상품 관계자는 "차익거래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며 "무턱대고 세금을 매기면 전체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줄어 결국 세수 확보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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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세수확보와 시장 활성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공모펀드의 과세는 그대로 두되, 프로그램 매매 대상인 대표 종목 120여개에 대해서만 일시에 사고파는 차익거래를 실시했을 때 세율을 현행보다 낮추자는 방안이다.
한 운용사 인덱스펀드팀장은 "프로그램에 매매에 대해서만 증권거래세를 어느 수준까지 내리면 거래 활성화를 꾀하고 세수 증대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현행대로라면 시장이 더욱 쪼그라드는 걸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