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르고 맛다른 '이색 테마카페' 둘러보기

색다르고 맛다른 '이색 테마카페' 둘러보기

김부원 기자
2010.10.07 09:40

[머니위크 커버]카페공화국/ 홍대앞 이색카페

'별다방' '콩다방'이 지겨워졌다면, 이색적인 테마가 있는 카페는 어떨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본다면 차도 마시면서 별난 재미도 누릴 수 있는 카페들을 서울 번화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젊은이들의 거리로 상징되는 홍대 주변에도 이색 카페들이 여럿있다. 지난 9월29일 오후 이 중 몇 곳을 들러봤다. 테마카페를 직접 운영해보고 싶은 예비창업자들을 위한 '선배님들의 조언'도 덤으로 담아왔다.

◆손님이 주인인 여행테마 '카페아쿠아'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5번 출구를 나와 스타벅스가 있는 곳까지 걸어간 다음 왼쪽 골목으로 들어서 우측을 올려다보자. 건물 5층 높이에 '아쿠아'라고 적힌 작은 간판이 보인다. 한때 여행사에 근무도 했었고, 여행이 일상이었던 왕영호 사장이 운영하는 여행 테마카페다.

1999년부터 여행관련 출판업 및 인터넷 포털(aq.co.kr) 사업을 하던 왕 사장이 회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2001년 문을 연 곳이다. 여행포털 회원들을 위해 시작한 카페였지만, 차츰 여행을 좋아하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카페에 들어서면 둥근 대형으로 늘어선 몇개의 캠핑의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신발을 벗고 마루로 올라가면 왕 사장이 태국에서 직접 사온 태국 방석에 앉아 차를 마실 수도 있다.

카페 한편에는 여행 관련 서적이 즐비하다. 와인, 양주, 맥주, 막걸리 등 주류도 즐길 수 있고,카페에 준비된 휴대용 버너와 코펠로 라면이나 군만두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그런데 더욱 눈길을 끄는 안내문이 한장 있다. '외부음식 주문 반입 환영'. 말 그대로 3000원 가량의 세팅비만 부담하면 인근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 친절하게도 카페 메뉴판에 식당 전화번호까지 적혀있다.

왕 사장은 "획일화되는 것이 싫다. 그런데 차츰 손님이 아닌 카페가 주인공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사람들이 보다 자유롭게 쉬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찰리브라운-스누피와 '사진 한 컷'

홍대 프리마켓이 열리는 놀이터 근처로 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바로 만화 캐릭터인 찰리브라운과 그의 애견 스누피다. '찰리브라운 카페' 입구부터 이들이 나와 손님을 반긴다.

종종 카페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스누피 캐릭터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카페 안에 들어가도 사진으로 담고 싶은 찰리브라운의 친구들이 곳곳에 있다. 케이크, 티셔츠, 머그잔, 인형, 액세서리, 볼펜, 휴대전화 꽂이 등 다양한 찰리브라운 캐릭터 상품들도 살 수 있다.

더 반가운 점은 홍대점 외에 서울 이대점, 신림점도 있다는 사실이다. 부산에서는 경성대점, 부산대점이 문을 열었다. 행여나 찰리브라운과 스누피 등이 그려진 커피나 음식 등이 너무 귀여워서 먹을 수 없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찰리브라운 카페의 운영을 맡고 있는 넥스트F&B의 김선혜 차장은 "음료, 케이크는 물론이고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 스푼, 포크, 접시 등에도 감각적인 디자인이 살아있다"며 "고객들의 즐거움과 감성을 자극하는 카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애완견과 어울리고 싶다면 '바우하우스'

상상마당 근처에는 어디 가 볼 만한 이색 테마카페가 없을까? 상상마당을 등지고 찻길 하나를 건너 조금만 걸어가면 애견카페 '바우하우스'가 있다. 건물 3층에 자리한 이 카페에 들어서면 말 그대로 '개판'이다. 2001년 문을 열었으니 애견카페로는 고참급이다.

이날 허준혁 사장 소유의 애완견 17마리와 '강아지 호텔'로 투숙 중인 애완견 20여 마리가 카페 곳곳에서 자신들만의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손님들에게 애교를 부리며 간식을 받아먹는 애완견이 있는가 하면, 손님들과 사진촬영을 하느라 바쁜 애완견도 여럿 있었다. 만사가 귀찮은 듯 쇼파에서 잠을 자는 애완견도 보였다.

자칫 애견카페라고 하면 애완견을 데리고 가는 카페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직접 키울 수 없어 이곳에서라도 애완견들과 어울리려는 손님들이 더 많다. 허 사장은 "지역마다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이곳은 홍대거리라는 특성상 애완견 없이 찾는 손님들이 70~80%"라고 전했다.

다만 애완견을 아무리 좋아한다 해도 손님들이 지켜줘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일단 외부음식은 반입할 수 없다. 허 사장은 "종종 애완견 간식을 외부에서 사가지고 오는 분들이 있는데, 자칫 값싼 불량 식품을 먹일 경우 애완견들이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양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모든 애완견들이 자신을 반기고 함께 놀아줄 것이라고 지나치게 기대해서도 안 된다. 이런 경우 애완견들을 너무 거칠게 다룰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몸짱되는 다이어트 카페 '필소굿'

홍대거리에 놀고먹는 가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홍대 정문에서 상수역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삼거리포차'가 나온다. 이 주점 뒤에 아늑한 분위기로 마련된 카페 '필소굿'은 몸짱이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아지트다. 이른바 '다이어트 카페'로 통한다.

웨이트 트레이너 이동석 대표, 테라피 전문가 진영화 원장, 마케팅 담당 이정훈 점장 등 세 명의 남성이 뜻을 모아 지난 6월 문을 연 카페다. 카페에 들어서면 차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카페 안쪽으로 여러 헬스기구들이 구비된 트레이닝룸과 마사지실이 따로 마련돼 있다. 운동을 한 손님들을 위해 화장실에는 샤워시설도 갖춰져 있다.

물론 각자 알아서 차 마시고 운동하라는 게 아니다. 회원으로 등록하면 일반 헬스클럽처럼 체계적인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 트레이닝 쿠폰도 일반 헬스클럽 보다 조금 저렴하다. 이 대표 외에 이종격투기 선수인 명현만 씨도 이곳에서 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이 대표는 "카페와 헬스클럽, 테라피 시설이 함께 갖춰진 곳이라 해도 어느 것 하나 적당하게 하진 않는다"며 "진 원장은 마사지협회 이사로도 몸담은 바 있는 테라피 전문가이고, 커피 역시 이동진 바리스타로부터 최고급 원두를 제공받아 만들 정도"라고 말했다.

"테마만 좋다고 대박 나는 건 아니죠"

누구나 나름대로 멋진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대로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대박이 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아무리 좋은 아이템으로 시작한 사업이라 해도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테마카페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참신한 테마로 카페를 차렸다 해도,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와주길 바란다면 큰 오산이다.

귀에 솔깃한 뛰어난 테마여도 카페인만큼 입지 선정은 첫 번째 요소다. 찰리브라운카페 1호점인 홍대점 역시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다 보니, 처음 문을 연 후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고 한다.

또 마냥 자신이 좋아하는 테마라고 해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이에 대한 배경지식이 풍부해야 한다.

왕영호 사장은 "피상적으로 접근하면 절대로 안 된다"며 "배경지식이 충분한, 정말 누구보다 자신 있는 테마로 카페를 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테마라 해도 유행을 탈 수 있으므로, 유행을 극복할 수 있는 테마를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조사도 철저히 해야 한다. 홍대거리는 젊은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이동석 대표는 '필소굿'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실상은 차이가 있었다. 물론 남녀가 함께 찾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주 고객층은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이 있는 30대 직장인이었던 것.

이 대표는 "향후 2~3호점은 주부 고객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고려하고 있다"며 "주 고객층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작정 테마카페를 오픈해선 안되며, 사업 초기 몇 달간 안정되게 운영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충분히 마련한 후 시작하는 것은 기본이다"고 덧붙였다.

애견카페의 경우 더욱 특별한 마인드가 필요하다. 허준혁 사장은 "애완견들에게 들어가는 병원비, 목욕비, 기타 용품비 등 유지비가 꽤 많이 든다"며 "애완견이 여러 마리이므로 테이블 수에 비해 많은 직원이 필요하고, 그만큼 인건비도 많이 든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카페를 차리면 자연스럽게 애완견들이 찾아온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반대로 애완견 집에 카페를 차린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허 사장의 조언이다.

그는 "너무 맹목적으로 애완견을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애견카페를 차렸을 경우 손님들과 소통하기 힘들 수 있다"며 "그런 문제로 일찍 문을 닫는 애견카페들이 실제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