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0.0025%의 실수? 100%의 괴리감

[기자수첩]0.0025%의 실수? 100%의 괴리감

김희정 기자
2010.10.27 07:55

'일단 재료는 100% 국산 닭을 사용한다. 그 중에서도 10호닭(950~1050g 중량 최고품질 닭)을 사용해 220m 암반 속에서 나오는 청정수로 닭고기를 가공한다. 그 후 8조각 낸 한 마리를 개별 포장해 매일 냉장상태로 배송하는데 이렇게 하면 닭을 수십마리씩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나르는 것보다 닭 육즙이 마르지 않고 간도 적절히 배어든다.'

대장금의 요리비책에 나오는 내용이 아니라 국내 최대 치킨프랜차이즈업체인 BBQ가 자사 치킨에 대해 홍보해온 내용이다. 품질제한선에 미달한 닭은 절대 납품받지 않고 순수 국내산 신선육만 취급하며, 일반 식용유보다 3배나 비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갖는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런데 BBQ가 올 4월에 이어 지난해에도 수입 부분육을 쓴 것이 BBQ의 수입내역서를 조사한 결과 확인됐다.(본지 26일자 보도 참조). 검찰은 현재 BBQ가 지난해 수입한 닭까지 원산지표기를 허위로 한 게 아닌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BBQ는 지난달 닭고기 원산지 표기위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자 '1개 매장에서 관리직원이 0.0025%의 확률로 저지른 실수이고, 2010년 10월 10일부터 100% 국산 닭만 사용할 수 있게 준비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그동안 100% 모두 국산닭고기만 사용한 게 아님을 우회적으로 실토한 것이다.

BBQ 관계자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닭 수급이 여의치 않을 때는 일부 소량의 부분육을 수입해왔지만 전체메뉴 중 2개 메뉴에 해당되는 것일 뿐 양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요 메뉴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치킨은 100% 국산닭으로 만들어왔다는 해명이다.

닭고기 품절사태나 가격 인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계절적 이유나 월드컵, 조류독감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해마다 반복돼왔다. 그 때마다 일부라도 수입 부분육을 써왔다는 게 BBQ측의 말로 해석된다.

100% 국내산이라는 홍보자료나 광고에는 '상황에 따라 일부 부분육에 한해 수입닭을 쓰기도 한다'는 친절한 설명은 없었다. BBQ가 일부 메뉴에 한해 수입육을 써서 가격을 내렸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지난해에 수입한 닭고기 역시 원산지 표기가 잘못됐었는지 구체적인 정황은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명백히 밝혀질 터다. 하지만 원산지 허위표시 여부의 법적 판단은 차치하더라도 소비자의 신뢰 문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문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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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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