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운용사 직접 선정해 해외 주식 투자

한은, 운용사 직접 선정해 해외 주식 투자

김진형 기자, 권화순
2010.11.26 07:10

KIC 외에 해외 운용사 선정해 5000억 집행..업계 "첫 사례" 주목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으로 직접 선진국 시장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투자한 것이지만, 한국투자공사(KIC)에 맡기지 않고 주식 투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업계는 한은이 앞으로 이같은 해외 주식 투자를 더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약 5000억원의 자금을 해외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절차를 거쳐 선정된 해외 자산운용사를 통해 투자가 이뤄졌다.

업계는 한은이 직접 해외 주식 투자를 위탁할 운용사를 선정하고 자금을 집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채권에 한정해 왔고 주식 투자는 KIC를 통해서만 해 왔기 때문이다.

KIC 관계자는 "한은이 직접 운용하는 자금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다보니 안정적인 채권에만 투자했었다"면서 "KIC가 아닌 직접 운용사를 선정해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을 집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직접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것이 처음인 만큼 투자 대상은 선진국으로 한정시켰다. 해외 주식 투자를 맡길 위탁 운용사 자격도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제한했고 선정된 운용사는 본사에서 직접 운용토록 하는 조건까지 달았다.

위탁운용사 선정에 참여했던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대표는 "본사에서 직접 전담팀이 파견돼 한은을 상대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며 "운용도 본사에서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은의 이번 조치는 외환보유액 중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재정 악화가 심각하고 국채 발행 규모도 많아서 선진국 채권 전망이 좋지 않아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IC 위탁자금은 채권에 60%를 투자하도록 약정이 돼 있어 주식 비중 확대를 위해서는 별도의 위탁운용사 선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 시기나 투자 규모, 위탁운용사 등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은 입장에서는 KIC도 여러 위탁 운용사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밝혀 KIC 외에 다른 운용사를 선정해 주식투자를 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은 외화 표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성격에 맞기 때문에 해외 투자에 운용하고 있으며 해외 주식을 늘린 것은 투자 다변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5000억원을 추가로 집행했지만 전체 외환 보유액 대비 해외 주식투자 비중은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외환보유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투자 다변화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후 해외 주식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가증권은 국채, 정부기관채, 국제기구채 등 대부분 채권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외환보유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투자 다변화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만큼 이후 해외 주식 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절대 금액만 놓고 보면 아주 미미하지만 글로벌 운용

사들이 이번 주식 투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추가 투자를 기대해 해외 본사 차원에서 직접 직원들을 파견할 정도로 비상한 관심을 갖고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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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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