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한미FTA 재협상 일부 충격완화됐지만..."

제약, "한미FTA 재협상 일부 충격완화됐지만..."

김명룡 기자
2010.12.05 12:10

업계 "허가-특허 연대 조항 자체 수정" 필요 주장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정부는 제약·의약품 분야를 미국의 양보를 얻어낸 분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허가-특허 연계 의무'의 유예 시간을 1년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해 시간을 번 것은 사실이나 이를 완전히 삭제한 것이 아니어서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는 오리지날약의 특허권이 존속하는 기간(출원일로부터 20년)에 특정기업이 제네릭(복제약) 허가를 신청하는 경우 식약청이 특허권자에게 이를 통보해 재산권 침해 여부를 물은 뒤 문제가 없을 경우 허가를 해 주는 것이다.

이 조항은 그동안 특허만료기간에 즈음해 사전에 미리 신속히 제네릭 개발을 완료한 후 특허만료와 함께 제품을 출시했던 국내 제약업계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FTA에서 도입이 추진되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되면 오리지널 약의 독점 판매기간이 늘어나는 반면, 제네릭을 주수입원으로 하는 국내 제약계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재협상에서 한미 두 나라는 특허권이 완료되기 전 복제약(제네릭) 시판방지 조치의 적용을 3년 유예하기로 해 일부 시간을 벌게 됐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5일 "허가 및 특허 연계 의무에 대해 기존 1년6개월간 분쟁을 재기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허가 및 특허 연계 규정의 적용을 3년간 유예하기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허가 및 특허연계제도 도입 연기를 국내 제약업계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제약협회는 한미FTA타결로 국내 제약업계가 연간 최대 4900억원 정도의 매출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추가협상 타결로 제약업계의 매출손실이 3년간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부 측의 평가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가 임박한 의약품들에 대해 제네릭을 정상적으로 출시하는데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3년간 유예기간이 생김에 따라 국내 제약업체들도 허가-특허 연계 시행에 따른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리지널 약의 특허 만료기간이 분산돼 있는 만큼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제약업체 의약품 개발담당 임원은 "기존에 비해 허가-특허 연계제도 실제 시행시기가 1년6개월 정도 늦춰지는 셈"이라며 "이 기간 동안 나올 수 있는 신규 제네릭이 몇 개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제도의 유예보다는 근본적인 규정을 고치는 것이 국내 제약업계에 더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당초 제약업계는 한미FTA 재협상을 계기로 의약품 분야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목받고 있는 '허가-특허 연계' 조항이 반드시 수정돼야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 조항은 수정되지 않았고 단순히 시행시기만 유예된 만큼 재협상의 큰 소득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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