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배경 주목… "구조화 거쳐 조만간 기관에 매각, 인수처도 정해져"
논란이 되고 있는현대건설(151,100원 ▲2,300 +1.55%)M&A전의 핵심 기업인현대상선(20,050원 ▼100 -0.5%)의 대규모 유상증자 및 자사주 매각 과정에 증권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사활을 건 배경이 현대상선 지분 8.3%를 보유한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넘어갈 경우 현대그룹의 경영권마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채권단이 MOU를 해지하는 등 사실상 현대건설 인수가 물건너가면서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에 대한 우호지분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의 주목을 끄는 부분은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인수키로 했다는 점이다. 전체 실권주 413만3405주 가운데 대신증권이 230만3405주를, NH투자증권이 183만주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인수금액은 1322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두 증권사는 차익 실현을 위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유증 발행가가 3만2000원이고 현대상선의 현재 주가가 3만9000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유증 주간사 선정에서 탈락했을 때 실권주가 나오면 우리쪽에서 살 수 있도록 약정을 맺었기 때문"이라며 "추후에 지분 매각시 현대상선이 우선 매수할 수 있는 옵션도 없으며 조만간 타 기관 운용사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신측은 이미 인수처도 정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한 주라도 더 확보해야하는 현대상선 입장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두 증권사에 실권주를 매각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의견도 비등하다.
일부에서는 지난달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가 넥스젠캐피탈과 스왑 계약을 맺은 것과 비슷한 계약을 맺지 않았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두 회사는 현대상선 270만주를 넥스젠캐피탈이 매입하고 이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현대엘리베이터와 공동으로 행사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만기 때 주가가 하락해 손실이 발생하면 현대엘리베이터가 손실을 보전하는 것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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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증권사 IB 관계자는 "넥스젠과의 방식처럼 증권사가 매입한 뒤 파생상품화시키는 게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현대상선은 우호지분을 확보하면서 자금 유동화를 할 수 있고 증권사도 최소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당초 현대상선 유증 실권주를 대신증권이 아니라 한국투자증권에서 인수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논의가 됐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서 현대상선 지분 매입 리스크가 크다는 의견이 많아 최종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지난 27일 공시한 대규모 자사주 처분 대상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사주 187만1402주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이 역시 자사주를 유동화시켜 우호적인 의결권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업계 인사는 "자사주도 시간 외 매래를 통해 우호세력에게 팔 예정이어서 매입 주체가 누구일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및 현대상선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자사주를 판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 대상이 누구인지는 그룹내부에서도 핵심 인사만 알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