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 발표가 없어 별 다른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지만 에너지를 비롯한 상품 관련주가 큰 폭으로 반등하며 전체 지수를 강보합으로 이끌었다.
다우지수만 5.07포인트, 0.04% 떨어진 1만2268.19로 약보합에 머물렀다. 월마트가 1.6% 하락한 영향이 컸다. JP모간 체이스는 동일 점포 판매량이 전년비 악화될 것이란 이유로 월마트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춰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했다.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도 1.3% 하락하며 다우지수에 부담을 줬다.
하지만 나스닥지수는 0.28% 오른 2817.18로 마감해 2007년 11월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 지수는 0.24% 상승한 1332.32로 거래를 마치며 2008년 6월1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2009년 3월6일의 666 저점 대비 두 배가 뛰었다.
◆원자재 랠리는 끝나지 않았다
이날 전반적인 증시를 떠받친 업종은 석유회사를 위한 상품 관련회사였다. 다우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엑손 모빌이 2.5% 오르며 52주 최고치를 경신했고 셰브론도 1.3% 상승했다.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도 1.3% 강세를 보였다.
이날 석유회사를 비롯한 상품 관련회사의 강세는 3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중국이다. 중국의 1월 수입 가운데 원유 수입이 크게 늘어나며 브렌트유가 2년래 최고치로 뛰어오른 것이 석유 관련주의 상승세를 촉발시켰다.
이집트의 반정부 시위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난데 이어 시위가 바레인, 리비아, 예멘, 이란 등으로 확산된 것도 브렌트유 상승을 부추겼다.
중국의 1월 수입이 51% 증가한데 대해 중국 수요가 살아있다는 해석이 나오며 다른 상품주들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
둘째, 씨티그룹이 철강과 석탄회사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것이 또 다른 상승 재료가 됐다. 씨티그룹은 US스틸과 프리포트 맥모란, 클립스 천연자원, 패트리어트 석탄, 아치 석탄, 피바디 에너지 등에 대해 목표주가를 높였다.
셋째는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찰스 슈왑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리즈 앤 손더스는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상품 관련주는 시장을 떠받치는 주요 지지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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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 예산안, 감동은 없었다
이날 유일한 거시 이벤트는 오바마 행정부의 2012년 예산안 발표였지만 시장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웨드부시 모간 증권의 수석 주식 트레이더인 마이클 제임스는 “예산안은 이미 거의 알려진 내용이었기 때문에 증시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제정책연구원의 정책이사인 존 아이언스는 “오바마 행정부의 예산안이 일자리를 창출하기엔 충분치 않다”며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데 필요한 투자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에는 청정에너지와 무선 광역통신망, 고속철도에 대한 투자가 포함돼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증시가 잠시 횡보하며 쉬어갈 수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다. 존 핸콕 자산관리의 수석 투자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핸론은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4배로 아직 부담스러울 정도로 높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주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로 판단되며 기술주와 내구재 등에서도 여전히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들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 조사업체인 트림탭스는 최근들어 기업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많았다고 발표했다. 트림탭스는 “지난 3주일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발표는 774억달러 규모에 이른다”며 “이 같은 어닝시즌의 자사주 매입 발표는 지난 3년 가운데 가장 큰 폭”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 주식수가 늘면 주가 상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고 지적했다.
트림탭스는 다만 경기 회복을 증명하는 지표들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계속되는 지지 등 경제 여건은 좋지만 투자자들의 과도한 만족감이 이 같은 긍정적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다며 증시에 대해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도 안정, 주식-채권 모두 당분간 관망
이날 국채 가격은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경제에 아직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 완화가 필요하며 고용시장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데 따라 강세를 보였다. 양적 완화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프리즈&Co.의 국채 전략가인 존 스피넬로는 “채권시장은 이제 박스권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80%에서 3.56%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채권시장도 당분간은 박스권 내 좁은 등락이 예상된다. 잠시 쉬어가면서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할지 모색하는 기간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거래량은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투자자들이 잠시 관망하고 있음을 방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