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뚝배기 하실래예∼" 그 맛의 비밀은

"한 뚝배기 하실래예∼" 그 맛의 비밀은

장시복 기자
2011.03.24 08:17

[르포]농심의 '핵심 성장동력' R&BD센터 가보니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대로변에 위치한 농심 본사. 3개의 건물 가운데 제일 안쪽으로 조용히 자리 잡은 도연관에 'R&BD'(Research&Business Development) 센터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흔히 IT 업계에서나 접할 수 있는 'R&BD' 연구센터가 서울 한복판 식품업체에 자리잡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R&BD기획팀 김종준 팀장은 "기존에도 R&D센터를 세운 식품업체는 있었지만 우리는 한 발 더 나가 비즈니스 창출형 조직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이름을 달리 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식품 개발에 대한 '장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센터는 농심의 '핵심 브레인'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 1965년 농심의 역사와 함께 창립된 이 연구소는 당초 안양공장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2007년 비즈니스의 중심인 서울에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더하기 위해 서울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 팀장은 "이전에는 서울의 영업·마케팅 부서와 동떨어져 있었지만 이제 협업을 하며 집적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로 이전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160여 명의 연구원들은 연구 개발의 끈을 놓지 않고 성과를 냈다. 2008년 말 부산에 웰빙(well-being) 면류 전문인 녹산공장을 준공하고 후루룩국수·둥지냉면에 이어 '둥지쌀국수 뚝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었다.

1985년 안성에서 스프 전문공장을 세우고 너구리(82년)·안성탕면(83년)·짜파게티(84년)·신라면(86년)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25년 넘게 시장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던 것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밑받침 됐기에 가능했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최근 R&BD센터는 '쌀국수' 관련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그동안 밀로 만든 면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결국 쌀로 만든 제품이 결국 우리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녹산 공장에는 1개 라인 당 100억원이 넘는 쌀국수 전문 기계를 도입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농심엔지니어링이란 계열사를 세워 관련 기계산업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단순히 기술 개발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에 철학을 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농심은 2008년 이종미 원장(전 이화여대 교수)을 영입하고 음식문화원을 열었다.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전통의 지혜를 빌리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 원장은 "우리 음식의 뿌리를 찾고 여기서 면류 산업의 미래와 한식 세계화의 미래를 준비하게 된다"며 "쌀국수를 비롯해 앞으로 개발되는 제품에도 우리 문화가 담기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음식문화원은 국내 최초로 1만여권의 음식문화 장서와 260권의 관련 고서 등을 보유한 '음식문화 전문도서관'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일반 식품기업이 단기 수익이 나지 않는 음식 문화 연구에 이 정도의 투자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소비자들의 최고 관심사인 '식품 안전'에 대해서도 철저를 기하고 있다. 19명의 최정예 연구진으로 구성된 식품안전연구소는 국내 어느 기관 못지않은 최신 검사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식품 기업으로선 최대 규모다. 김청태 식품안전연구소 소장은 "1997년 처음 한국인정기구시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유해 물질에 대한 분석력을 인정받았다"며 "외부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분석해 농심 생산제품에는 반영되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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