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뉴시니어 뉴히어로/안신현 SERI 연구원이 말하는 뉴시니어
중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과도기. 정년을 맞은, 혹은 앞둔 자로서의 여유와 불안감. 다양한 문화적 욕구, 그리고 이를 누릴만한 경제적 풍요로움이 뒷받침 된 세대. '실버'라고 불리기엔 너무 젊은 그들, 바로 '뉴시니어' 세대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뉴시니어 세대의 3대 키워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안신현 SERI 선임연구원을 만나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 그가 느꼈던 뉴시니어 세대에 대한 단상과 보고서에서 미처 다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뉴시니어 전성시대…"이제는 나를 위해 즐길 때"
▶지금 우리 시대에 '뉴시니어'가 왜 중요한가?
-일본만 하더라도 '단카이 세대'가 최신 트렌드를 주도할 정도로 부각된 지 오래고, 그에 따른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역시 베이비부머 혹은 고령화에 대한 연구가 2007년부터 경제연구소 전체적으로 관심 있게 진행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부상하는 소비 계층으로서의 뉴시니어를 바라봤다. 하지만 뉴시니어는 미래 시니어 계층의 특성을 반영하는 선두 세대로서 미래 우리 사회의 특성과 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를 주고 있다. 그 단서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고령화라는 막연한 우려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좀 더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보고서에서는 뉴시니어를 움직이는 키워드로 '젊음, 향수, 자아'를 꼽았다. 특히 뉴시니어 세대의 경우 이런 키워드를 추구하는 데 보다 적극적인 것 같다.
-젊음이나 향수, 자아는 사실 기존의 실버세대에도 보편적으로 통하는 키워드다. 다만, 뉴시니어 세대의 경우 실제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실현하는 데 능동적이고, 소비하는 데도 적극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무래도 경제적 성장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본다. 큰돈이 있어야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쇼핑을 하고 공연을 보고 차를 마실 정도의 여유가 허락되는 시대로 들어섰다는 의미다.
또 한가지는 이 사회에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는 자부심이다. 이 세대는 국가의 경제적 성장을 이루었고, 헌신으로 자녀들을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즐길 때가 됐다는 생각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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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들, "손자, 손녀와 함께 즐긴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점은? 이 보고서를 통해 어떤 점을 말하고 싶었나.
-요즘 TV프로그램 등을 통해 '세시봉'이나 꽃미남 중년 배우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시청자 입장에서 그들을 봤을 때 행동이나 말투 등이 젊은 세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때문에 이번 연구는 이들 역시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것을 그대로 좋아할 것이라는 데서부터 출발했다.
그 점은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대로 맞아떨어진 것 같다. 오히려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자유로움, 여유, 위트 또는 소위 '쿨함'을 오히려 뉴시니어가 더 많이 갖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놀랐다.
보고서에서 키워드 3가지를 표현하는 말로 '소비 동기'라는 말 대신 '뉴시니어를 움직이는 동기'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도 같은 이유다. '향수, 젊음, 자아'라는 가치는 소비자로서뿐 아니라 문화나 여가생활 등 모든 면에서 뉴시니어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고, 마찬가지로 이 점은 젊은 세대에도 그대로 통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대별 문화를 따로 특징짓고 구분 짓기보다는 이들 역시 젊은 세대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접점이 많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뉴시니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들 세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변했을 것 같다. 무엇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반면, 기성세대는 경직되고 획일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뉴시니어는 어느 세대보다 창의적이고 다원적인 세대다. 단지 사회생활을 통해 형성된 뉴시니어 세대의 공통적인 가치관이 있는 것뿐이다.
뉴시니어 세대는 10대 때부터 개인적인 성장과 사회적인 성장을 모두 고민하고 스스로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던 세대라고 할 수 있다. 급변하는 문화에 적응해야 하기도 했다. 실제로 연구 중에 '세계 100대 명반' 등을 살펴봐도 비틀즈나 롤링스톤즈 같은 노래가 더 많았다. 지금 우리 시대 문화의 뿌리가 그때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유례없는 한국 경제성장의 매 단계에는 뉴시니어 세대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뉴시니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과 앞으로의 바람은.
-얼마 전 중소기업청이 시니어 창업과 재취업을 촉진하는 내용의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뉴시니어 세대의 첫번째 키워드로 '젊음'을 꼽았지만 뉴시니어 세대는 젊음을 추구할 뿐 아니라 실제로도 젊은 세대다. 이와 같은 인식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지금의 뉴시니어는 충분히 활동적이고 젊으며, 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있다. 시니어계층이 우리와 함께 더 오랫동안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다양한 고민이 이뤄졌으면 한다.
SERI 보고서가 꼽은 '뉴시니어를 움직이는 3가지 동기'
삼성경제연구소가 낸 보고서는 뉴시니어를 움직이는 3가지 동기로 '젊음, 향수, 자아'를 꼽았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뉴시니어. 그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키워드를 통해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젊음=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뉴시니어는 시니어 세대가 보편적으로 원하는 건강이라는 욕망을 넘어 '젊은 청년'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아름다운 50대가 늘어나면 일본이 변한다'는 광고카피로 큰 성공을 거둔 일본 시세이도화장품이 대표적인 예다. 시니어에 대한 고정관념보다 어린 감각으로 공략해 '젊음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2. 향수= 경제성장기 동안 억제됐던 문화 향유의 욕구가 은퇴 이후 촉발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문화 향유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발현하는 첫 시니어 세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최근 들어 에릭 클랩튼, 산타나와 같은 추억 속 거장들의 내한공연이 성행 중이다. 이들의 청년 시절 문화와 가치, 감성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문화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3. 자아= 뉴시니어는 성취감을 중요시하고 학습의지가 높다. 때문에 자기계발형 활동에 관심이 많다. 학습과 창작활동이 가능한 문화강좌, 공연, 스포츠 등의 여가활동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려는 자아실현 욕구와 함께 은퇴, 자녀의 독립 등 삶의 단계 변화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지가 큰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동호회나 커뮤니티에서 동료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욕구도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