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펀드의 상품선물 투자 감독 강화 추진

美, 펀드의 상품선물 투자 감독 강화 추진

권성희 기자
2011.04.26 10:41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뮤추얼펀드의 상품 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펀드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뮤추얼펀드들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해 SEC의 감독을 받고 있지만 상품 선물을 거래해도 선물 감독당국인 CFTC의 규제는 받지 않는다.

문제는 뮤추얼펀드들이 최근 케이먼군도 등 조세회피 지역에 자회사를 설립해 놓고 이를 통해 금과 원유 등을 비롯한 상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CFTC는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미치지 못하는 해외에 뮤추얼펀드들이 자회사를 잇달아 설립해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면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돼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CFTC는 뮤추얼펀드들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뮤추얼펀드는 이같은 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최근 뮤추얼펀드들은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원자재 가격과 연동되는 선물 계약 등 파생상품을 통해 원자재에 투자할 수 있는 각종 펀드들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환율 변화에 베팅할 수 있는 펀드들도 늘고 있다. 뮤추얼펀드들은 이러한 펀드를 주로 케이먼군도 등에 설립해 펀드 자산의 25%까지 원자재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대해 CFTC의 감독을 받고 있는 선물펀드를 운용하는 스테벤&Co,의 최고경영자(CEO) 켄 스테벤은 "뮤추얼펀드들은 해외 자회사를 통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어떤 거래를 하는지, 수수료는 얼마를 부과하는지 공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에 SEC에 등록한 투자회사는 CFTC 감독을 받지 않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대부분의 뮤추얼펀드들은 CFTC의 규제 없이 선물 거래를 하고 있다. CFTC는 이 결과 뮤추얼펀드들의 불투명한 원자재 선물 투자가 과도하게 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CFTC는 지난 2월 뮤추얼펀드의 원자재 선물 거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뮤추얼펀드들이 "CFTC의 규정에서 요구하는 의무를 회피하려 시도하면서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노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원자재를 사고 팔아 가격 변동의 위험을 회피할 필요가 있는 정유회사, 농산물회사 등의 투자자들은 모두 CFTC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CFTC는 SEC에 등록한 투자회사라도 원자재 선물 거래를 하면 CFTC에도 등록해 감독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CFTC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뮤추얼펀드들은 상품 거래를 할 때 더 많은 제한을 받게 되며 수수료와 자금 운용에 대해 더 많은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이 때문에 뮤추얼펀드들은 CFTC의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달초 투자회사협회(Investment Company Institute)는 CFTC가 제안한 규정에는 "결함이 많다"며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투자회사들이 CFTC의 규제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CFTC의 제안이 "너무 광범위해" 펀드들의 "파생상품 활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뮤추얼펀드들은 이미 엄격한 SEC의 감독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라이덱스 인베스트먼트는 "해외 자회사를 통해 원자재에 투자하고 있는 등록 투자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쳤다거나 SEC의 감독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없다"고 CFTC를 비판했다.

이와 관련, SEC는 현재까지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운용자산 규모가 1억~20억달러에 달하는 선물 뮤추얼펀드 가운데 일반 투자자들에게 개방된 펀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다만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원자재 펀드가 인기를 끌자 일부 펀드들은 최소 투자자금을 1000달러로 낮춰 투자 기회를 확대했다.

선물 펀드들의 실적을 추적하는 바클레이 CTA 지수는 지난 5년간 7.3% 올라 0.7% 상승한 S&P500 지수의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선물 펀드들은 원자재 가격의 등락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롱/숏 전략을 구사하며 선물시장의 상승과 하락에서 차익을 얻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선물 계약은 변동성이 심해 전통적인 펀드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펀드들은 자금을 대규모로 빌리는 레버리지 전략을 활용하고 있어 큰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적지 않다.

일부 펀드들은 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해외 자회사가 미국 규제 권한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CFTC에 등록할 의무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선물업계 자율 규제 조직인 전미 선물협회(NFA)는 선물펀드들의 공시 수준이 매우 불명확하며 특히 투자자와 이해 상충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수수료와 관련해서는 불투명한 경우가 많다며 CFTC에 펀드를 등록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NFC의 자문위원인 톰 섹스톤은 뮤추얼펀드들이 CFTC의 감독에서 면제돼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등록 투자회사들도 원자재 거래업체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선물 거래를 하는데 CFTC의 감독 규정을 받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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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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