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지원, 노사협상 주요 의제로 '신풍속도'… 30·40대 차라리 학원비 지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 ‘반값 등록금’에 대해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학 등록금이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학자금을 지원해 온 기업들의 부담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 특히 그동안 변방으로 밀려나 있던 학자금 지원 범위와 대상에 대한 문제는 노사협상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 주요 기업들 임직원 자녀 대학 등록금 전액 지원
20일 재계에 따르면삼성전자(179,600원 ▼10,000 -5.27%)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주요기업들은 대부분 임직원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을 전액지원하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7년 이상 근속자에 한해 전 자녀의 대학등록금 전액을, 해외유학 자녀에 대해서는 1년에 1000만원 한도로 지원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근속자 1인당 연간 1500만원 한도 내에서 모든 자녀에 대해 학자금을 보조해 주고 임직원 본인이 가장일 경우 형제자매까지도 혜택을 주고 있다.
현대차도 3년 이상 근속자인 경우 3자녀까지 등록금 전액을 회사가 부담하고 있다. 한국GM도 자녀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지원하고 있으며 생산직의 경우 본인 등록금까지 지원한다.
조선업계 역시 학자금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명의 자녀까지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고 대우조선해양은 입사 5년 이상인 직원에 한해 학비 전액을 보조하고 있다. STX도 마찬가지로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모든 자녀에 대해 전액 등록금을 지원하고 일부 해외대학의 경우 50%를 보조하고 있다.
◇높아진 등록금, 기업들 부담… 학자금 지원 노사협상 주요 의제로
하지만 대학 등록금이 크게 오르면서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기업의 학비보조비용은 2000년 연간 25만800원에서 2009년 53만7600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학자금 지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현대차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006년 14.9년에서 지난해 17.5년으로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원들의 근속연수가 높아지면서 대학에 다니는 자녀를 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학자금 지원에 들어가는 예산 규모도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학자금 지원제도를 손질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2명의 자녀에 대해 전액 학자금을 지원하던 것을 2009년부터는 지원대상을 3명으로 늘리는 대신 한도를 8000만원으로 한정했다.
독자들의 PICK!
현대차의 경우 3번째 자녀의 경우 등록금 절반만 지원하던 것을 2009년 전액 지원으로 변경한데 이어 올해 노사협상에서는 장학금을 받더라도 전액 학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해 놓은 상태다.
대학 등록금은 노사협상 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A대기업 노무 담당자는 “과거에는 학자금 지원에 대한 얘기가 노사협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학자금 지원 범위와 대상에 대한 논의가 노사협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때론 노사협상 과정에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년 보장이 더 잘 되는 생산직들은 학자금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반면 사무직 직원들은 대학 학자금 지원 예산을 줄여 초·중·고교 자녀에 대한 학원비 등에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B대기업 노조 관계자는 “결혼은 늦어지는데 정년퇴직은 빨라지다 보니 현재 30·40대 직원들에게 대학 학자금 지원은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며 “차라리 중고교 자녀의 학원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기도 하고 연령대별로 입장차가 확연해서 협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