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증권사 사장들 '사상 초유' 줄 기소…"참담"

대표 증권사 사장들 '사상 초유' 줄 기소…"참담"

여한구 기자
2011.06.23 15:50

"공판 과정에서 무죄 입증하겠다" 일부는 공동대응 얘기도

ELW 부정거래를 수사해온 검찰이 23일 예상을 깨고 12개 증권사 대표 모두를 불구속 기소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빚어지자 해당 증권사들은 당황스러워하며 법무팀을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구체적인 혐의 사실 적시 없이 '연대 책임' 식으로 대표들을 형사처벌한데 대해서는 '기소권 남용'이 아니냐면서 재판 과정에서 공동대응할 뜻도 내비치고 있다.

검찰이 증권사 대표들에게 적용한 혐의는 일괄적으로 '수수료 및 시장점유율 확대 목적으로 스캘퍼에게 부정한 수단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ELW 부정거래가 수수료 수입을 높이려는 증권사와 일확천금을 바라는 스캘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발생한만큼 전체 관리 책임이 있는 증권사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 확실히 경종을 울리겠다는 계산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증권사의 하위 직원들을 기소하는 것보다는 지시.감독하는 증권사의 대표 이사 및 핵심임원을 기소함으로써 지위에 맞는 형사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증권사 대표들이 전용선 제공에 대해 직접 싸인을 했다"면서 "대표를 기소한만큼 법인은 기소하지 않고 금감원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증권사들은 공식적으로는 검찰을 자극하지 않으려 눈치를 보면서도 검찰이 너무 과도하게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모 증권사 임원은 "형평성 차원에서 12명 대표 모두를 기소한 것인지, 아니면 진짜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면서 "공판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데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법무실장은 "사실 검찰이 대표를 조사했어도 무죄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결과가 나와 참담한 심정"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무죄 입증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스캘퍼들이 부당이익을 얻는데 증권사가 가담했더라도 사안의 경중을 따져서 책임을 묻는게 바람직하고 보는데, 일괄적으로 기소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캘퍼를 직원으로 고용해 조직적으로 특혜를 제공한 사례는 문제의 소지가 크지만 단지 전용회선만 제공했다는 이유로 증권사 대표를 법정에 세운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다른 증권사들의 대응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서 확실치는 모르겠지만 같은 혐의로 일괄 기소된만큼 증권업계도 공동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시 인사는 "이번 건은 검찰이 증권업계 전체를 불법집단으로 규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동안 스캘퍼의 ELW 거래를 용인해준 감독당국도 기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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