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줄기세포약 허가 식약청, 결단? 과욕?

세계 첫 줄기세포약 허가 식약청, 결단? 과욕?

김명룡 기자, 최은미
2011.07.06 08:00

줄기세포 허가 합리적 기준 충족 VS 임상사례 부족·효능 확인 안돼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분화되지 않은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의 상업화를 허용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줄기세포의 상업화에 대한 유례가 없었던 만큼 이번 식약청의 결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같은 각국의 의약품 허가기관의 주목을 받게 됐다.

식약청은 과학적이고 합리적 근거를 통해 이번에 상업화를 승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식약청의 이번 결정이 다소 성급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5일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자로에프씨비투웰브(19,100원 ▼1,000 -4.98%)의 자가골수유래 중간엽줄기세포치료제인 '하티셀그램-AMI'의 품목허가가 났다.

식약청은 이번에 이 품목에 대해 흉통 발현 후 72시간 이내에 관상동맥성형술(스탠트삽입술)을 시행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의 좌심실구혈률(심장박출률·심장에서 들어온 피를 뿜어내는 비율)의 개선으로 허가를 내줬다.

식약청은 세계 첫 번째라는 부담감 때문에 품목허가를 내주는데 신중을 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손여원 식약청 바이오생약 심사부장은 "줄기세포와 관련한 과학논문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줄기세포 허가를 결정했다"며 "특히 줄기세포는 일반세포와 다른데 이는 식약청의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서 판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치료제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축했다. 손 부장은 "면역적인 문제로 암이 생길 수 있는지 여부는 동물모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이번에 허가를 내준 제품은 누드마우스(털이 없는 실험쥐)를 이용한 종양원성시험 결과 종양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발암성을 평가하는 것은 국제적인 표준이라는 것이 식약청의 설명이다.

하티셀그램-AMI의 효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박출률은 심근경색치료제의 효능을 보는 주요 지표라고 설명했다.

손 부장은 "심장효율이 떨어진 환자에게서 심장박출률이 5%포인트 이상 개선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자체 판단했다"며 "임상승인을 할 때 심장박출률이 5%포인트 개선되는 것을 의미 있는 수치로 잡았고 실제 효과가 난 만큼 이를 인정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른 개선효과는 확인하지 못해 특정한 환자에게만 이를 쓸 수 있도록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식약청은 이번 결과를 줄기세포 관련 기준을 정하는 의약품국제협력조화회의(ICH)에서 정식으로 발표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국내 줄기세포치료제 허가심사기준을 세계에서 통용되는 기준으로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일부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는 식약청의 이번 결정이 다소 성급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기간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망가진 심장혈관을 재생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심장의 운동기능을 회복시켜주는데 그친다는 임상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상업화 허가를 내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백상홍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4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를 갖고 유효성을 이야기하긴 역부족"이라며 "지금 나온 임상결과는 치료 가능성을 시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허가 전에 대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도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그보다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결과를 냈지만 아직 상품화시키지 않는 것은 신약으로 출시할 만큼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한국에서 세계최초로 허가했다는 게 반드시 좋은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하티셀그램-AMI' 임상시험에는 40명의 시험자만이 참여해 투여 후 유효성을 평가한 기간도 6개월에 불과했다. 또 환자 본인의 줄기세포라는 점에서 안전성이 인정돼 1상은 면제됐고, 유효성과 용량을 보는 2상과 3상 시험은 합쳐서 한번으로 대신했다.

모 대학 심장내과 교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환자에게 권하기 어렵다"며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진행한 임상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교과서적 표준진료방식을 고수하는 게 제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김명룡 증권부장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卽罔)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卽殆). 바이오산업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입니다. 바이오산업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