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대형 은행들이 지난주 공개된 유럽연합(EU)의 은행권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서 예상 외로 가장 뛰어난 자본 확충 능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15일 유럽은행감독청(EBA)이 발표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스페인의 BBVA, 산탄데르 이탈리아의 인테사 상파울로는 오히려 자본 확충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국가에 대한 불안감에 단기적으로는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했으나 은행들의 기본 체력은 건전한 것으로 평가된 것.
유로존 '블루칩' 은행 중 BBVA의 핵심자기자본비율이 국내총생산(GDP) 감소, 실업률 상승, 추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경제적 상황을 상정했음에도 9.2%를 기록하며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줬다.
이탈리아의 인테사는 8.9%로 그 다음으로 높은 핵심자기자본비율을 기록했다. 이밖에 네덜란드의 ING가 8.7%, 프랑스의 크레디트아크리꼴이 8.5%로 그 뒤를 이었다. 스페인의 산탄데르는 8.4%를 기록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BBVA, HSBC, 인테사는 더 현실적인 국가 부도 상황을 가정한 모델에서 가장 견고한 모습을 기록했다.
한편 규모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형 은행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스페인의 방카 마치, 아일랜드의 아이리시라이프앤퍼머넌트,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은행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다니엘 데이비스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애널리스트는 "이번 테스트 결과 이들(스페인, 이탈리아 대형) 은행들이 그렇지 못한 다른 은행들에 비해 의심의 여지 없이 강력한 자금 조달 능력과 자본 건전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U 21개국 90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2차 스트레스 테스트로 8개 은행이 핵심 자기자본비율 최소 기준인 5%를 넘지 못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은 8개 은행의 부족한 자본 규모가 25억유로(35억달러)에 불과해 테스트가 너무 느슨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테스트에는 그리스가 디폴트 되는 상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도 있다. 여기에 9번째 은행인 독일의 란데스방크 헬라바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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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럽은행들의 자본건전성과 국가 디폴트가 발생했을 때 잠재적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은 그리스 채무 위기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은행 경영진들과 EU 정치가들 간의 논의에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하기에 오는 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7일 민간 채권단이 개입하는 방식의 그리스 문제 해결책이 합의될 때만 오는 21일 열리는 유럽 정상회의에 참여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민간 채권단의 자발적 개입이 늘어날 수록 더 필요한 조치들이 줄어든다"며 그리스 채무에 대한 공식적인 재조정은 피할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