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 다주택자 등 이해관계가 있는 공직자를 배제하도록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입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에 대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국회에 법안 수정 제안서를 제출하고 입법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회 위원장은 실거주 1주택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모든 부동산을 대상으로 백지신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위원장은 "모든 부동산을 신탁기관에 맡긴 뒤 신탁자는 운용수익률을 받고, 실거주하는 경우 신탁기관에 임대료를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설계 방안도 제시됐다. 그는 "공직에서 퇴임하는 시점의 시가를 기준으로 신탁한 부동산을 다시 사가도록 해 상승분에 대한 차액을 지불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정책을 설계한 공직자도 경제적 손실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 전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같은 방향을 향하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백지신탁제는 2005년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가 '토지 백지신탁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제안한 제도다. 이후 입법과정에서 위헌 논란에 가로막히며 여러 차례 좌절됐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고위공직자 부동산 백지신탁 법안'을 공동 발의했으나 국회서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은 고위공직자의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부동산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제도의 위헌 논란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은 "위헌 주장은 부동산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부동산은 불로소득의 성격이 강하고 누군가 부동산으로 이익을 본 순간 손해를 입는 사람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위헌 주장과 반대로 오히려 부동산으로 이익을 보는 것 자체가 오히려 다른 사람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제도의 합헌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배문호 태인행정사합동사무소 행정사는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부동산 백지신탁제를 시행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상 공직자 등 제도를 어떻게 정교하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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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 공직자를 전면 배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기안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도 다주택자면 안 된다"며 부동산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이해관계가 있는 공무원 배제를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