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녹색금융 전문가 이창석 신한금융 차장…탄소배출권 담보 CB 발행 주도

2005~2006년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탄소배출권 투자 바람이 불었다.
정부가 녹색성장에 대한 의지를 잇따라 밝혔고 미래 탄소배출권 시장의 성장성도 좋을 것이라는 분위기 때문이었다.
당시 투자에 나섰던 기업들은 최근에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예상과 달리 투자자금 회수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탄소저감시설에 투자한 후 UN에 배출권 발급 신청을 해도 6단계에 걸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증에 걸리는 시간만도 3년에 달한다. 그나마 인증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는 탄소배출권 발급이 안될수도 있다. 발급 전까지는 회계법상 투자자산으로 처리도 안되고 비용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탄소배출권을 담보로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한 것이 주목되는 이유다. '애물단지'가 돼 버린 탄소배출권을 유동화시키는 첫 사례를 만들어 향후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CB발행의 주역은 신한금융투자 투자금융부 신사업팀 이창석 차장(사진)이다. 이차장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알아주는 '녹색금융' 1인자다. 탄소금융 관련 국내 석사 1호이기도 하다.
2009년 대안투자(AI)팀에서 '녹색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해부터 투자금융부 소속의 신사업팀으로 소속을 옮겼다.
증권가에 녹색금융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 당시 주로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사업을 하는 기업과 관련된 파이낸싱 업무가 녹색금융의 주를 이뤘다.
그러나 발전사업의 경우 전방산업을 대부분 외국기업들이 주도하고 있고 투자회수 기간도 5년 이상 걸렸다. 목표수익률도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투자를 하기 위한 수준까지는 나오지 않았다. 녹색산업과 금융의 '시각차'가 존재했던 것이다. 때마침 정부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한 보조금 제도를 줄이고 발전차액지원제도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대다수 증권사들은 녹색금융 관련 사업을 접었다. 이 차장은 그러나 포기하기 싫었다. 당장 눈앞의 수익은 잘 보이지 않지만 녹색금융의 성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이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탄소배출권 관련 사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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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사업은 투자기간도 3년 정도로 '중기'이고 배출권 발급 이후 바로 유럽등의 탄소배출권 시장을 통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 해외의 경우 차익거래(아비트리지)를 통해 배출권 발급 전 단계, 즉 인증 단계에 있는 '프라이머리 배출권'도 매매가 가능하다.
국내의 경우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보니 '프라이머리 배출권'은 유동화가 힘든 상황이었다. 중소기업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진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 차장은 프라이머리 탄소배출권을 담보로 제공하는 CB 개발을 완료하고 석달간 투자자 모집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한 끝에 발행에 성공했다.
이 차장은 "이번 CB 발행을 통해 성장성이 유망한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줄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이 차장은 "앞으로 탄소배출권만 모아서 자산유동화증서(ABS)를 만들거나 배출권 신탁을 만드는 등 증권사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사업이 많다"며 "탄소배출권은 물론 신재생 에너지 관련 부품사업 등으로 투자를 확대해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