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전세계 금융시장은 3가지 빅 이벤트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중요한 전기를 맞는다.
다음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수장이 바뀌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며 미국에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최된다.
◆드라기, 트리셰와는 다르다?=11월1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재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취임한다. 드라기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ECB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드라기 총재는 이 자리에서 "비표준적인 조치를 사용해 자금과 금융시장의 기능 이상이 통화정책의 전이 메커니즘을 방해하는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표준적인 조치란 회원국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는 것을 막기 위해 ECB가 해당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이같은 발언은 다음주 물러나는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와 비교되는 것이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 8월초 위기 국가의 국채 매입을 시작하는 결단을 내리긴 했지만 성향은 ECB의 가격안정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독립성을 강조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쪽에 가까웠다. ECB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ECB의 독일 지향적 성향은 이해할만하다.
문제는 이 때문에 ECB가 국채를 매입하고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데도 시장은 이같은 이례적인 자금 공급 조치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위기에 마지못해 개입하는 듯했던 ECB의 태도를 일신할지 주목된다.
◆G20 정상회의, 유로존에 통 큰 지원?=11월 3~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2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위기 대책에 대한 평가와 G20 차원의 지원이다.
EU는 정상회의를 통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자금 여력을 현재 2500억유로 수준에서 1조유로로 확대하고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그리스 채권의 가치를 50% 상각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유로존 위기를 해결하는데 자금을 출연하는 방안을 요청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지원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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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이 유로존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논의될지 주목된다. EFSF가 특수목적투자기구(SPIV)를 세우면 여기에 중국 등이 자금을 출연하거나 EFSF가 채권을 발행할 경우 중국 등이 매입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FOMC, 정책 변화보다 정책 소통이 관심=다음달 1~2일 열리는 FOMC에서 통화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에 단기 국채를 팔아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발표한 이후 의도와 달리 오히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또 최근 나오는 미국의 경제지표는 9월 내구재 주문이나 신규주택 판매건수 같은 실물지표는 여전히 긍정적이지만 소비자 신뢰지수 같은 심리지표는 더 악화되는 혼조세를 보여 추가 대책을 취하기엔 모호한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차 양적완화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추가 대책은 경제지표의 흐름을 좀더 지켜보는 한편 의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구체화한 이후로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책 전달 방식에 대해서는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명확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그렇다면 인플레 목표치 달성을 위해 FRB가 어떻게 정책을 바꾸는 것이 좋은지, 정책 목표 제시를 통해 양적완화의 정당성을 획득할 것인지 등이 주요 이슈다.
FRB는 2013년 중반까지 저금리 정책을 지속한다고 발표했지만 예를 들면 실업률이 7~7.5%로 내려갈 때까지 양적완화를 계속한다고 밝히는 식으로 시기보다는 정책 목표를 제시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