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LED·레미콘 '강력 반발', 품목 대거 선정된 식품업계도 뒤숭숭
동반성장위원회가 4일 LED와 레미콘 등 25개 품목에 대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전경련 등 재계가 강한 우려를 표했다.
임상혁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상무)은 "이번 중기적합 업종의 상당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의 하에 이뤄진 것이어서 열심히 잘했다"면서도 "LED와 레미콘 부분은 전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돼 상당히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동반성장'의 성과가 가시화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도 일부 중기적합업종 선정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이번 결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양보해 만들어낸 성과라고 본다"며 "다만 대중소기업간 대화와 협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위원회 권고로 일부 적합업종이 선정된 점은 민간주도의 동반성장 취지를 다소 약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날벼락 맡은 LED·레미콘 업계 ‘강력 반발’
"외국기업에 안방을 내줬다" "앞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물 건너갔다"
발광다이오드(LED) 업계는 말 그대로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술렁이고 있다. LED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명시장의 60%를 필립스와 오스람, GE 등 외국계가 장악하고 있다"며 "지금 결정대로라면 새로운 조명 분야인 LED조명에서는 외국계업체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견·중소기업들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 중소 LED업계 관계자는 "LED 조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야할 분야가 상당히 많다"며 "현재 나온 가이드라인대로라면 어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력하려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동반성장위의 결정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 품목은 자율협약으로 하도록 했는데 LED업계도 지난 7월부터 대·중소기업은 물론 학계까지 모여 자율협약을 마련했다"며 "이미 지난 2일 자율적으로 만든 가이드라인을 발표까지 했는데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LED업계는 지난 2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LED산업포럼 창립총회를 열어 '
동반성장 선언문'을 확정했다. 대·중소기업이 합리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공동으로 국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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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재 50%인 중소기업의 조달시장 비율을 높이고 대기업은 핵심부품과 소재를 국내 중소기업에게 우선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직관형LED'를 소량 다품종으로 분류한 것에 대해서도 LED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LED업계 관계자는 "직관형 LED는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이 아니라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레미콘 업계 역시 대기업이 처음 참여해서 시장을 만든 분야인데다 중견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중기 적합업종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의 문제는 동반성장이 아닌 공급 과잉의 문제여서 적합업종 선정으로 풀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레미콘은 중견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품목으로 이번 중소기업 적합업종 품목으로 선정되면서 레미콘 산업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식품업계도 ‘뒤숭숭’
식품업계도 뒤숭숭하다. 두부를 포함한 김치, 햄버거용 식빵, 김, 원두커피 등 주요 품목이 대거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됐기 때문.
일부 기업들은 "동반 성장 취지는 이해하나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과정인데 위원회가 너무 앞서나간 발표를 했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예상보다 많아진 품목에 당황하는 기색도 엿보였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관심을 끈 품목은 두부. 풀무원·CJ제일제당(236,000원 ▼1,500 -0.63%)·대상(21,150원 ▲150 +0.71%)등 '빅3' 업체의 포장두부 시장점유율은 80%를 넘는다. 특히 두부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풀무원이 점유율 절반을 차지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돼왔다.
다행히 포장두부는 현 상황에서 확장을 자제하고 비포장 두부시장 진입을 자제하는 선에 합의됐다. 판두부는 자진 철수키로 했지만 전면 철수 조치는 면한 것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B2C 시장은 기존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OEM 기업을 추가 확장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자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비포장두부 시장에도 진출을 자제키로 했다.
다만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판두부 시장에서 우리 회사의 규모는 30억~40억원 수준이지만 총 1700억원의 시장 규모인데 이 큰 시장을 포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반김'으로 유명한동원F&B(44,700원 ▲700 +1.59%)는 "우리가 국내 김 시장 점유율 1위지만 그동안에도 점유율 10% 정도밖에 차지하지 못할 정도로 중소 업체들이 많았던 터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종가집 브랜드로 포장김치 시장의 6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대상FNF도 일반식당·대학 등의 시장에서 철수하고 중고교·군납은 자제해달라는 조치와 관련 "아직은 모호한 문구로 발표돼 세부 이행 방식에 대해선 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삼립식품(49,850원 0%)은 햄버거용 빵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일반 소매점과 고속도로 등은 최근에 수제 햄버거 시장 등이 커지면서 성장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그러나 중소기업 측에서 강하게 양보를 요구해와 결국 확장자제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식품 업체들은 "B2B 시장을 축소하는 것은 이미 논의를 해와 예상됐었다"면서도 "어찌됐든 장기적으론 가정용 시장 보단 B2B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어 사업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공통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보였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민간 자율합의를 통해 중소기업 사업 영역을 보호키로 결정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1차로 선정된 16개 품목과 함께 이번에 선정된 25개 품목별로 결정된 동반위 결정 사항에 대해 대기업이 성실 이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후 관리 장치가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