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도 안됐는데 '수혜주'?

한미FTA, 비준도 안됐는데 '수혜주'?

신희은 기자
2011.11.14 17:29

[기자수첩]

"내년부터는 한미FTA로 미주지역 매출이 약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출증가세를 볼 때 1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코스닥 상장 화학업체 S사는 지난주부터 두 차례나 이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공식 발표했다.

자료는 "이번 국회에서 비준이 예상되는 한미FTA와 관련해 당사제품이 단계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미주지역 매출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증시에서는 벌써부터 'FTA 수혜'로 주가를 '공중부양'시키려는 회사들이 적지 않다.

조금이라도 회사를 홍보하고 기업가치(주가)를 높여보고자 하는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이를 '보도자료'까지 만들어 돌리는 것은 정상궤도를 넘어선 것일 수 있다.

'수혜기업'임을 스스로 내세우는 업체들일수록 '수혜'를 뒷받침하는 자료나 근거는 부실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S사의 경우 관세혜택과 더불어, 생산성 증대와 수출에 호의적인 환율, 원재료비 안정을 들어 미주 지역 매출이 10% 늘어날 것이라는 수치를 제시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자료를 그대로 받아쓴 언론도 있었고, 이 덕분인지 14일 주가는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세혜택이 곧바로 매출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고, 생산성 증대나 환율, 원재료비 안정 같은 변수 역시 '기대'의 영역일 뿐이다.

한국거래소 역시 공정공시를 제외하고 보도자료나 기업설명회(IR)를 통해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불확실한 실적전망을 제시하는 것을 자제토록 권고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판단을 막을 수는 없지만 예기치 못한 투자자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아니면 말고' 식의 발표를 그대로 믿고 투자했다 기대감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아야 한다.

해당 기업 역시 당장은 아무 책임이나 '손실'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비용은 일시적인 주가상승보다 훨씬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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