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지분매각, 주가 8.4%↓…"물량부담, 성장제한, 고평가"
한국타이어(26,900원 ▼200 -0.74%)2대주주인 세계2위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Michelin)이 한국타이어 지분 10%를 전량 매각했다.
미쉐린의 지분매각으로 최근 강세를 이어오던 한국타이어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증권사들은 10%에 달하는 매각물량이 앞으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미쉐린은 지난 8일 국내증시 마감 이후 한국타이어 보유 지분 9.98%(1519만5587주)를 블록딜로 처분한다고 밝혔다. 1주당 매각가격은 이날 종가 4만6650원보다 12% 가량 할인된 4만100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6230억원 규모다.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매각 주관사를 맡았고 지분 대부분은 해외기관이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쉐린측은 당초 8일 종가보다 3.5~7.8% 할인된 수준으로 지분을 매각키로 했으나 기관의 수요가 기대에 못 미쳐 매각단가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미쉐린의 지분매각 소식에 9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타이어 주가는 8.4% 급락한 4만2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최근 실적개선에 힘입어 지난 9월 23일 최저 3만2800원에서 지난 4일 5만원에 도달하며 52.4% 급등했지만 최근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미쉐린은 지난 2006년 3월 유상증자를 통해 한국타이어 지분 6.24%를 취득한 데 이어 2008년 6월 지분 3.74%를 장내매수하면서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15.99%)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미쉐린의 한국타이어 지분매입은 단순 투자목적이라기 보다는 전략적 파트너쉽 강화를 통한 신흥시장 진출 목적이 짙었다. 한국타이어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며 연구개발(R&D) 협력, 기술제휴, 아시아 판매망 공유 등을 기대했던 것.
그러나 지분확보 이후에도 이 같은 제휴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자 지분매각 시기를 저울질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마침 한국타이어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욕구를 부추겼을 가능성이 높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쉐린 지분매각으로 한국타이어 주가는 오버행(불량부담) 이슈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며 "미쉐린 입장에서는 한국타이어 지분취득과 함께 상호 협력관계를 기대했는데 실질적으로 이뤄진 게 없다보니 청산 타이밍을 계속해서 저울질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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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수요침체와 유럽은행 유동성 회수 등으로 감산,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미쉐린도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되팔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쉐린은 이번 지분매각으로 약 3951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번 지분매각으로 한국타이어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반응이다. 그러나 주가만큼은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지분 10%에 대한 물량부담에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장 내년 매출성장도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이날 미쉐린의 지분매각이 한국타이어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견지했다. 목표주가는 현 주가에도 못 미치는 4만2000원으로 유지했다.
노무라는 "한국타이어 주가는 최근 역사적 고점 수준에 도달했고 내년 매출성장 가능성이 제한적인 것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미쉐린 지분매각이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영업이익률 개선세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된 상태이며 향후 실적개선 여지도 높지 않아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현재 가동률을 최대 수준으로 가져가고 있지만 생산량 증가는 오는 2014년과 2015년쯤 돼야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현 주가보다 낮은 4만2000원으로 고쳐 제시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도 "한국타이어 주가는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이미 경쟁업체 대비 30% 이상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상태"라며 "내년 생산량 확대도 미비해 추가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