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커버]젊은층 강타한 잡스 증후군/해외진출 꿈꾸는 IT사업가를 위한 멘토링
성균관대학교 전자공학과 87학번. 대학 졸업 후 첫 직업은 월간지 및 여행전문지의 사진기자. 구자룡 지아이지오 커뮤니케이션즈(www.gigocom.co.kr) 및 플러스치즈 (www.pluscheese.com) 대표의 사업 시작 전 이력이다.
1997년 IMF 경제위기로 기업들의 사정이 극도로 악화됐을 때 구 대표는 결단을 내렸다. 그동안 머릿속에만 담아뒀던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시키겠다고. 당시 직장을 다니면서 조금씩 모아둔 몇 푼의 자본금과 한 명의 사업파트너, 그리고 도전정신만으로 설립한 회사가 온라인 컨설팅전문업체 지아이지오 커뮤니케이션즈다.
단 두 명이서 시작한 회사가 처음부터 수익을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나 수년간 고생한 끝에 지금은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회사로 성장했고, 최근 구 대표는 새로운 법인 플러스치즈도 론칭했다.
플러스치즈는 네티즌들이 셀수머(sellsumer, 소비자 겸 판매자)가 되도록 하는 '소셜 쇼핑 플랫폼(social shopping platform)'이다. 구 대표가 직접 셀수머 개념을 고안해 1년6개월에 걸쳐 플랫폼까지 완성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시동을 건 것이다.
그렇지만 14년차 IT전문 경영인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새로운 서비스를 다른 기업들과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 수익을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히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했다면 진입장벽은 더 높기 마련이다.

구자룡 지아이지오 커뮤니케이션즈 및 플러스치즈 대표(사진=류승희 기자)
구 대표는 플러스치즈를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도 널리 알리고 싶었고, 사업적으로도 분명 승산이 있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세워야할지 막막했다.
그래도 다행히 그는 신생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엔젤투자회사 넥스트랜스의 홍상민 대표를 만나게 됐고, 홍 대표 역시 플러스치즈의 창의성과 사업성을 높게 평가해 구 대표의 멘토이자 사업파트너로 발 벗고 나섰다. 구 대표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사업모델을 검증하고 리스크를 감안하라
벤처창업 전문컨설턴트인 홍 대표가 누구든 쉽게 사업을 지원해주는 것은 아니다. 창의성이 높으면서 사업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이 있어야만 한다. 해외시장 진출이 목표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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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플러스치즈는 단순한 상품이 아닌 모델이기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이 더욱 중요하고 실현 가능성도 높다"며 "국내에서 소셜커머스의 개념이 다소 왜곡된 면이 있는 데 플러스치즈는 진정한 소셜커머스이므로 해외시장에서 주목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홍 대표가 구 대표에게 조언한 것은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홍 대표는 "플러스치즈가 널리 알려지고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업을 시작해서 당장 돈을 벌 수 있길 바라지만 실제로는 본인의 생각보다 1~2년은 더 걸린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파워블로거를 통한 소셜 블로그 커머스인 '블로그키키(www.blogkiki.com)'를 함께 론칭해 플러스치즈의 정착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게 구 대표의 계획이다.

홍상민 넥스트랜드 대표(사진=류승희 기자)
◆국내에서 검증받고 해외시장 파악하라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해외시장 진출도 국내시장부터다. 궁극적인 목표가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이라 해도 일단 국내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게 홍 대표의 지적이다.
홍 대표는 "당장 해외시장부터 진출할 단계는 아니고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할 단계"라며 "해외시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국내에서 증명된 구체적인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구 대표가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플러스치즈 구상하기 전 스쿠터를 활용한 홍보사업을 론칭한 바 있으며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했었다. 실제로 중국에서 사업제휴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홍보방식에 있어 시간과 장소 상의 제약, 그리고 사고에 대한 위험 등으로 한계에 부딪치며 국내에서도 사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다.
홍 대표는 "최소 6개월에서 1년간 국내에서 자리를 잡으며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며 "그 기간 동안 해외시장에 대한 분석도 함께 진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시장에 대한 냉철하고 올바른 이해가 필수다.
홍 대표는 "다른 국가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전무한 사업가들이 해외시장의 환경을 국내시장과 동일하게 생각했다가 낭패를 보곤 한다"며 "해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려 해도 언어의 장벽, 현지 직원채용, 문화에 대한 차이 등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 실리콘밸리를 가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창업자들이 도전하고 경쟁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시장에서 성공하는 것보다 50배 정도 어렵다고 생각하라"고 덧붙였다.
◆6개월마다 1년6개월간 자금계획 세우자
뭐니 뭐니 해도 문제는 돈이다. 아무리 아이디어와 사업 모델이 뛰어나도 해외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한 법. 한두 푼도 아니고 최소 수십억원이 요구된다. 결국 대기업들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를 벤처창업가 혼자 힘으로 해내기는 역부족이다.
홍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새롭게 갖고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플러스치즈를 지원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생각하는 플러스치즈의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최소 자본은 50억원이다. 그는 "창업을 막 시작한 분들은 어디서 어떻게 그리고 어떤 조건으로 투자를 받아야 할 지 여러모로 어려움을 느낀다"며 "모든 창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해외시장 진출이 목표라면 전문가의 자문과 도움을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목표했던 자금만 조달됐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자금을 유용하게 사용하기 위한 장기적인 자금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홍 대표는 "보통 1년에서 1년6개월 기간의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그리고 시장상황과 매출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6개월마다 다시 향후 1년6개월의 자금계획을 세우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오랜 기간 이 분야에서 사업을 해왔지만 해외시장 진출을 목표로 했을 때에는 막연한 게 많았다"며 "여러 해외기업들의 사례도 검토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혼자 사업을 이끌어 가면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많은 데 비즈니스 의욕을 고취시키는 데에도 홍 대표의 도움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업 전문가가 보는 '잡스 증후군' 증상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많은 직장인들이 소위 '잡스 증후군'을 겪는다고 한다. 구자룡 대표와 홍상민 대표는 플러스치즈 사업 논의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잡스 증후군'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밝혔다.
결론적으로 두 대표 모두 자신이 진정 바라던 일을 하기 위해 과감히 도전하는 젊은이 또는 직장인들을 적극 지지하고 응원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돈이 아닌 일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 대표는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것에 적극 찬성한다. 과거 IT버블과 벤처버블에 대한 혹평도 많지만 그래도 한국 IT산업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시기를 거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티브 잡스의 영향으로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고 또 상당수 실패를 경험할 것"이라며 "실패할 때는 하더라도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떨어져봐야 다시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자리 창출이란 점에서도 창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구 대표는 "흔히 정치인들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일자리가 아닌 일자리를 만들 사람을 양성해 내는 게 중요하다"며 "정치인이 아닌 창업가들이 진정 일자리 창출에 공헌하는 사람들이다"고 밝혔다.
홍 대표 역시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돈이 아닌 일 자체를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잡스 증후군 열풍을 타고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자칫 돈을 버는 데에만 매몰될까 걱정된다"며 "잡스는 돈이 목적이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애플을 설립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 대표는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다면 직장생활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일 자체를 즐긴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