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커피전문점이 지난 해 1만 곳을 넘어서고 매출액도 2조 원을 돌파한 것은 원두커피의 급성장을 뜻한다.
110년 전 아관파천 당시 고종 황제가 처음으로 커피를 접하면서 우리나라 곳곳에는 다방이 시작했고 이들 다방에서 판매하던 인스턴트 커피는 일회용 믹스커피의 등장으로 변신에 실패한 다방은 서서히 사라지지 시작했다.
몇 해 전부터 해외의 대형 커피 전문점이 상륙하면서 에스프레소 메뉴가 등장하고 각종 커피머신이 들어오면서 인스턴트 문화에서 원두커피로 커피의 문화는 서서히 자리를 이동한다.
이 흐름을 주도한 것이 바로 아메리카노라는 커피를 중심으로 한 카페다. 마치 예전에 사라지기 다방을 연상케 하고 있다.
원두커피 시장의 빠른 증가는 전체 커피 소비량에서 원두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로도 확인된다.
동서식품의 국내 커피 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마신 커피는 총 232억 6900만 잔으로 커피 소비자에 해당하는 15세 이상 인구가 4464만 7000명(통계청 자료)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난해 1인당 연간 521.2잔, 하루 평균 1.4잔의 커피를 마신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커피 소비에서 절대적인 양으로는 인스턴트커피와 커피음료의 비중이 92.2%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원두커피 소비량의 가파른 증가세는 이 같은 판도에 균열을 가져오고 있다.
2006∼2011년 원두커피 소비량은 연평균 19.2%씩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커피 소비에서 원두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에서 7.8%로 아직도 원두커피의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두커피 시장은 서울의 변두리 지역과 지방으로도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서울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여전히 64.8%(1조 6074억 원)에 이른다.
또 이 중 80.4%는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와 종로 중 용산 영등포 등 사무실 밀집지역을 합친 상위 10개 구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 대비 2011년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서울의 상위 10개 구는 매출 증가율이 37.8%에 그친 반면 기타 15개 구의 증가율은 도봉구가 228.2%, 강북구가 178.9%를 기록하는 등 평균 86.2%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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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5대 광역시의 커피전문점 점포수와 매출액은 지난해 각각 24.1%, 96.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서울지역의 점포 수, 매출액은 2.3%, 45.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폭발적인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커피전문점 수가 지나치게 늘면서 각 점포의 수익성은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서울지역 커피전문점의 연간 매출액 성장률은 2007년과 2008년에는 17.3%, 23.5%에 달했지만 2009년 9%로 뚝 떨어진 이후 2010년(2.9%)과 지난해(2.3%)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전국 커피전문점의 평균 매출액 성장률도 2009년까지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2010년과 지난해에는 5.5%, 3.7%로 부진했다.
원두커피가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인스턴트커피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은 빠르고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인스턴트커피는 서민의 애환이 담겨 있으며,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삶을 마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커피 브랜드들은 브랜드와 매장의 이미지 등 보이는 부분에 치중하면서 고객을 유인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커피를 선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가격과 맛이다. 이제 이런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잘 꾸며진 커피 집의 비싸고 맛없는 커피 보다는 수수한 커피 집의 싸고 맛있는 커피를 고객은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스턴트커피에 중독된 고객들을 원두커피로 끌어들이려면 우리나라 만의 커피 맛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숭늉처럼 마실 수 있는 숭늉커피 즉, 코리아노이다.
한국 커피 시장에는 아메리카노는 있는데, 코리아노는 없다.
(본 칼럼의 통계 자료 등 일부는 동아닷컴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상) 기사를 참고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