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 균형 잡기 프로젝트 ③> 경력개발
길어진 은퇴 이후의 삶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만 한다. 은퇴 후 받는 퇴직금만으로 노후를 살아가기엔 현실의 벽이 너무나 높다. 꾸준한 수입을 유발하는 일은 노후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요소다.
경력개발을 통한 재취업은 그런 면에서 가장 이상적이다. 수십년간 관련 직종에서 쌓은 노하우와 인맥을 활용해 업무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퇴직자에게 경력을 활용한 일자리 찾기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기존 직장의 임금 수준과 더불어 주변의 시선을 감내할 만큼의 만족스런 일자리가 그리 많지 않아서다. 결국 구직자의 눈높이 문제다. 사례를 통해 퇴직 후 재취업 성공방법을 알아봤다.
◆실패 끝 얻은 교훈 '내가 잘하는 일 찾아라'
22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던 박동일(50) 씨는 2008년 소령으로 군인생활을 마감했다. 축구를 하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면서 3개월간 병원신세를 진 것이 퇴직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였다. 동기 중 첫번째로 진급했을 정도로 인정받은 그였지만 사회는 그를 환영하지 않았다.
퇴직 후 그를 맞은 사람은 군 선배와 동창이었다.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호의적인 태도에 금방 마음을 빼앗겼다. 군대 동료를 믿은 결과는 비참했다. 20년간 부은 적금과 퇴직금 대부분을 그들이 권하는 사업에 투자했다가 모두 날려버렸다. 조급한 마음에 남은 돈을 모두 끌어 모아 투자금을 회수해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었다.
다급해진 박씨는 닥치는 대로 일자리를 알아봤다. 3년 동안 10개의 직장을 다녔다. 중소기업 영업담당 임원에서부터 레스토랑 매니저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어려운 시기 용케도 구직을 할 때마다 덜컥 취업하는 그를 보고 주변에서는 취업의 달인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하지만 취업하는 곳마다 회사가 어려워졌다. 실패한 인생이라는 자괴감이 들 무렵 제대군인 재취업 교육을 받게 되면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그리고 그는 올해 초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직업상담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찾았다. 현재의 생활에 너무 만족한다는 그는 의정부에서 경기도청 민원센터 일자리상담사로 근무 중이다.
독자들의 PICK!
박씨는 "은퇴 후 재취업을 하려는 구직자는 대부분 살아오면서 쌓인 아집이 있다. 그것을 깨야 취업이 가능하다"며 "많은 구직활동을 통해 얻은 교훈은 돈을 많이 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찾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눈높이 낮추고 정보 활용 높여야
재취업의 관건은 눈높이다. 다달이 필요한 대출 이자와 생활비를 충당하기위해 높은 급여를 기대하거나 창업을 시작하는 퇴직자들은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조금 빠듯하더라도 자신의 경력을 내세워 안정적인 재취업을 선택하는 것이 일자리를 못 찾아 수입이 끊기거나 창업 실패로 빚더미에 오르는 것보다 위험요소가 적기 때문이다.
소위 잘나가던(?) 시절을 잊지 못하고 여전히 목에 힘주던 습관도 재취업자가 버려야 할 항목이다. 준비서류도 없이 직업상담센터에 방문해 '나에게 맞는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수동적인 구직자도 많다는 것이 상담센터 직원들의 증언이다.
교육전문기업인 중앙이아이피가 공개한 한 공기업 부장의 창업 실패사례도 비슷하다. 퇴직 후 마땅한 일거리가 없던 공기업 부장은 거액을 들여 프랜차이즈 식당을 창업했는데, 자존심 때문에 손님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하자 손님이 끊겨 큰 실패를 맛봤다는 내용이다.
정보활용 능력도 재취업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다. 중앙이아이피에 따르면 재취업자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 수집하고 구직 활동 방법을 구체적으로 연습해 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고령자를 위한 주요 인터넷 취업사이트 정보도 활용해볼 만하다.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재취업에 성공하고 싶다면 목표별로 해야 할 일의 항목과 목표달성 시기를 정해놓고 도전하는 것이 좋다.
손쉽게 구직정보를 찾고 나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설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은 개인적인 구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 고령사회고용진흥원(www.ask.re.kr)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령사회고용진흥원은 은퇴자나 퇴직자 같은 고령자의 효과적인 일자리 창출에 관한 포럼을 진행하면서 쌓인 정보와 경험을 구직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