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의협, 장외투쟁보다 대화를

[기자수첩]의협, 장외투쟁보다 대화를

이지현 기자
2012.05.31 07:10

30일 의료계 시선은 일제히 보건복지부 9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건강보험정책보장심의위원회로 쏠렸다.

국내 의료제도의 근본을 바꿀 포괄수가제 수가가 이날 회의에서 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대한의사협회가 새 제도에 반대하며 이 회의 불참을 선언한 탓에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의사들의 불참은 회의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회의에 앞서 손건익 차관이 "지난번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한 데 송구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다.

회의는 2명의 의협 대표가 빠진 채로 속개됐고 오는 7월1일 반영될 포괄수가는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의협과 복지부의 불협화음은 지난 5월 의협에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막을 열었다.

정부 보건 정책에 대한 의협 집행부의 날선 비판과 반대가 계속되면서 의협이 사실상 '반대 레이스'를 펼쳐 나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료분쟁조정법 거부', '포괄수가제 반대', '만성질환관리제 거부' 등 출범 후 한 달 동안 노환규 회장은 이전 집행부가 합의한 대부분의 사항에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엔 병원에 환자 권리를 게재한 액자를 걸라는 조항까지 과도한 규제라며 거부 팻말을 들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새 집행부와 함께 보건 제도를 논의해야 할 복지부도 기분이 개운할리 없다. 자연히 둘 사이 대화는 단절됐고 의약분업 사태에 버금가는 최악의 갈등 상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해 지고 있다.

국내에서 포괄수가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새로 적용되는 포괄수가제의 경우 기존 제도보다 의료계와 정부 간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

새로운 의료기술 수용 여부, 환자 분류 체계 조정 등을 통해 수술 금액을 얼마나 책정하느냐에 따라 의사들의 진료에 그대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협회는 그동안 '의료의 질'을 위해 포괄수가제를 반대한다고 주장해왔다. 진료비가 낮아져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반대이유였다. 그러나 의협이 진정으로 '환자의 권리'와 '의료의 질'을 생각한다면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제도의 부작용을 막는 것이 옳다.

밖으로 도는 의협에 대해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가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않다. 오는 7월1일 포괄수가제 시행은 사실상 확정됐다. 지금은 의료계와 정부가 협상 테이블을 만들고 제도의 미래를 이야기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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