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올 2분기 마지막 거래일인 29일(현지시간) 2% 이상의 랠리를 펼쳤다. 유럽연합(EU) 정상들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기대 이상의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고조됐다.
다우지수는 277.83포인트, 2.2% 오른 1만2880.09로 거래를 마쳤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5.68% 급등하고 시스코 시스템즈는 4.19%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33.12포인트, 2.49% 오른 1362.16으로 마감했다.S&P500 지수의 이날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S&P500 지수의 10대 업종이 일제히 오른 가운데 제조업과 기술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나스닥지수는 85.56포인트, 3% 급등해 올들어 최고의 상승률을 시현하며 2935.05로 거래를 마쳤다.
이번 한주간 다우지수는 1.89%, S&P500 지수는 2.03%, 나스닥지수는 1.47% 올랐다.
◆뉴욕 증시 6월 상승률...1990년대 말 이후 최고
아울러 뉴욕 증시는 2분기 들어 조정 양상을 보였지만 이날 급등세로 6월만은 10년 이상만에 최고의 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6월 상승률은 다우지수가 3.93%, S&P500 지수가 3.96%, 나스닥지수가 3.81%로 집계됐다.
다만 2분기 전체적으로는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2분기에 다우지수는 2.51% 떨어졌고 S&P500 지수는 3.29%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5.06% 내려가 하락률이 가장 심했다.
다우지수의 올 6월 상승률은 지난 1997년 이후 최고, S&P500 지수는 지난 1999년 이후, 나스닥지수는 지난 2000년 이후 각각 최고 수준이다.
시장의 불안을 나타내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거의 10% 급락하며 17.04로 떨어졌다.
◆EU 정상들, ESM 통한 국채 매입과 은행 자본 확충 합의
EU 정상회의에서 시장의 환호를 받은 핵심 합의 2가지는 유로안정화기구(ESM) 등 유럽의 구제기금으로 위기국 국채를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ESM이 직접 은행 시스템의 자본을 재확충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이다.
현재 유럽의 구제기금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지만 이는 일시적인 기금이며 오는 7월에 유럽의 항구적인 구제기금인 ESM이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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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들은 우선 EU의 재정규율만 지키면 추가 긴축 조치 없이 ESM이 국채 가격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의 국채를 직접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강력한 요구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단일 감독체제가 완성되면 ESM이 유로존 은행들의 자본을 직접 재확충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는 은행 시스템을 지원하느라 해당 국가의 재정까지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최근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받아 은행 시스템의 자본 재확충에 나서기로 했지만 이 결과 스페인의 국가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스페인 국채가격이 급락하며 시장 불안이 오히려 고조됐다.
ESM의 은행 자본 재확충 허용은 특히 유로존 전체의 금융동맹 구성을 위한 첫걸음으로 해석됐다. JP모간 펀즈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안드레스 가시아-아마야는 "이는 올해말 범 유럽 dmㄹ 구성하기 위한 로드맵의 시발점이자 우리가 유럽에서 보기를 기대했던 통합에 다가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말 뿐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급등에 대해 "사람들이 얼마나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얼마나 기대한 것이 없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유럽 증시-상품 가격도 일제히 랠리
이 2가지에 덧붙여 EU 정상들은 ESM이 스페인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더라도 선순위 자격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스페인이 ESM의 구제기금을 받을 경우 다른 채권자들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한 조치다.
ESM은 규정상 다른 어떤 채권자보다 선순위 지위를 갖게 된다. 하지만 ESM이 스페인에 은행 지원을 위한 자금을 제공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자 투자자들은 ESM이 스페인 국채에 대해 선순위 자격을 가질 것으로 우려해 스페인 국채를 매도, 시장이 불안정한 양상을 보여왔다.
데스티네이션 자산관리의 최고경영자(CEO) 겸 창업자인 마이클 요시카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 합의 내용을 독일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득시킬지 흥미롭다"며 "이는 메르켈 총리 입장에서 보면 매우 인기 없는 결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이 기다려왔던 조치이며 시장에도 매우 긍정적인 전조를 비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증시도 급등했다. 스톡스 600 유럽 지수가 2.7% 올랐고 스페인 IBEX35 지수는 5.7% 치솟았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수익률은 급락했다.
상품 가격도 랠리를 누렸다. 특히 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9.4% 폭등하며 배럴당 84.96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률이다.
금 선물가격도 3.5% 상승하며 1603.50달러로 체결됐다. 유로화가 급등하며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달러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소폭 강세를 보였다.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가격도 하락했다.
◆美 소비심리지수 6개월래 최저..고소득층 정책 불신
미국의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으나 EU 정상회의 결과에 묻혀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일단 6월 소비심리지수는 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톰슨 로이터/ 미시건대는 6월 소비심리지수 확정치가 73.2로 5월의 79.3에 비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74.1을 밑도는 것이자 6월 소비심리지수 74.1보다도 떨어진 것이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다.
소비심리지수는 연봉 7만5000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반면 저소득층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커틴은 "6월 소비심리지수 하락은 고소득층의 (소비심리지수) 하락은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고 연방정부가 마지막 순간까지 재정 절벽 사태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재정 절벽이란 의회의 합의 없이는 내년부터 일률적이고 기계적으로 예산이 깎이고 세금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
커틴은 "이는 그들(고소득층)이 좀더 신중한 지출 계획을 세워 상황이 어렵게 전개되는데 보호하고자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美소비자, 소득 늘었는데 지출을 안 늘려
지난 5월 소비 지출도 실망스러웠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5월 개인지출은 0.1% 미만으로 소폭 줄어 사실상 전달과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4월과 3월의 개인지출이 하향 조정됐다.
5월 개인지출은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에는 부합하지만 개인지출 자체가 증가하지 않기는 5개월만에 처음이다.
반면 5월 개인소득은 0.2% 늘어나 소비자들이 소득이 늘어도 지출을 늘리지 않고 저축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개인소득 증가율도 전문가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다만 미국 중부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전월에 비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9로 전월 52.7보다 소폭 올랐다. 이는 블룸버그 전문가들의 예상치 52.3도 웃도는 것이다.
이날 애플은 퍼시픽 크레스트가 목표주가를 630달러에서 690달러로 오르면서 2.63% 상승했다.
반면 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리서치 인 모션(RIM)은 전체 증시가 랠리하는 중에서도 19.06% 폭락했다. 블랙베리는 이날 예상보다 큰 폭의 분기 손실을 냈다고 밝히면서 5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이키도 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며 9.4% 급락했다. 특히 나이키는 마진이 비용 상승과 구조조정으로 인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포드도 유럽의 판매가 부진하다며 2분기 해외시장에서의 손실이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해 4.96% 떨어졌다.
JP모간은 금융당국이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는 월스트리트 저널(WSJ) 보도에 따라 0.42% 약세를 보였다.
페이스북은 트위터가 모바일 광고에서 더 성공하고 있다는 WSJ 보도로 0.84%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