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0일(현지시간) 강세로 개장했으나 쭉 미끄러지며 4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경고가 잇따르고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로안정화기구(ESM) 의 합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매수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이탈리아도 유로안정화기구(ESM)에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83.17포인트, 0.655 하락한 1만2653.12로 마감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을 소폭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알코아가 4.11% 급락했다.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도 3.45% 추락했다.
이같은 상품 및 제조업체의 주가 하락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S&P500 지수 10대 업종 중에서도 소재업종과 제조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S&P500 지수는 10.99포인트, 0.81% 떨어진 1341.47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반도체주가 하락을 견인하며 29.44포인트, 1% 떨어진 2902.33을 나타냈다.
◆반도체업체 잇달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이날 오전에 오는 10월28일로 종료되는 올해 회계연도의 주당 순익이 기존에 제시했던 전망치 85~95센트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수요 변화"가 올 회계연도 주당 순익에 15~20센트 가량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올 회계연도 매출액도 기존에 제시한 91억달러에서 95억달러 범위를 하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주로 파운드리 고객들인 반도체 장비 사업에 대한 단기 수요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는 29일 끝나는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은 기존에 제시한 전망 범위를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오는 8월15일에 실적을 발표하면서 다음 실적 전망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날 실적 경고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2.7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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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날 장 마감 후에는 반도체 회사인 AMD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AMD는 올 2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존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3%±3% 증가였다.
AMD는 "2분기 말부터 현실화된 기업 여건으로 특히 중국과 유럽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졌고 소비자들의 구매 환경도 약화돼 사업이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AMD는 11.21% 폭락했고 인텔은 2.33% 하락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5.08% 떨어지고 샌디스크는 4.23% 하락했다. 다만 인텔이 지분을 인수하고 공동 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8.48% 급등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28% 내려갔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데인리는 "6월말 분기 어닝 시즌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수요가 거의 전체적으로 약화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스턴 애지의 애널리스트인 비제이 라케쉬는 "반도체 업체들은 부진한 어닝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불확실성과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약세로 올 하반기 반도체산업 전망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 스페인 은행권에 이달말까지 300억유로 지원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전날 자정을 넘겨 끝난 회의에서 스페인 은행권에 이달 말까지 구제금융 1차 집행분 300억유로를 지급하기로 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모임)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구제금융의 첫 집행분은 스페인 은행권의 긴급한 자금 부족 사태를 막기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페인 은행권에 집행될 최대 10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과 관련한 조건은 "7월 하반기에 최종 승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융커 의장은 구제금융이 스페인 정부기관인 은행구조조정기금을 거치겠지만 유로존의 단일 금융감독기관이 설립되면 스페인 은행권에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구제금융에 대해서는 스페인 정부에 대한 보증 요구도 없을 것이라고 유로그룹 또 다른 관계자는 밝혔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또 스페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3%인 재정적자 감축 목표 시한을 당초 제시한 2013년에서 1년 연장하기로 했다.
한편, 스페인 구제금융 자금은 일단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으로 마련되지만 조만간 ESM이 출범하면 ESM으로 자금 출처가 바뀔 예정이다.
◆ESM 언제 활동 시작할까..독일 헌재 판결에 관심 집중
독일의 연방 헌법재판소는 이날 유로존의 항구적인 구제기금인 ESM과 유럽연합(EU)의 신 재정협약에 대해 제기된 위헌 소송과 관련, 청문회를 개최한 가운데 결정에 3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의회는 지난달 29일 유로존의 신 재정협약과 ESM 설립안을 승인했지만 이후 야당과 학계, 일부 시민들이 이 법안들이 의회의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날 헌재에서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블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헌재 청문회에 출석해 "이달로 예정된 ESM의 출범이 지연되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유로존은 적절한 때에 필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SM은 당초 지난 1일부터 활동을 시작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독일 등 각 회원국의 상황에 의해 아직까지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몬티 총리의 발언도 시장 심리를 내리 눌렀다.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의 몬티 총리는 최근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이탈리아도 ESM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결과로 전날 7%를 넘어섰던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8bp 떨어져 6.73%로 내려왔다. 유럽 증시도 영국 FTSE100 지수가 0.65% 오르고 프랑스의 CAC 40지수와 독일 DAX지수도 각각 0.59%와 0.79%씩 올랐다.
하지만 독일 헌재의 ESM 합헌 여부 결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소식과 몬티 총리의 발언으로 유로화는 달러 대비 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실적 예상 상회한 알코아 급락..경기 둔화 우려에 상품가 하락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알코아는 이날 4.11% 급락했다. 실적 자체는 전문가 예상치보다 좋았지만 알루미늄 가격이 2년래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며 알코아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천연가스 엔진 제조업체인 커민스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이유로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당초 10% 성장에서 0%로 하향 조정했고 주가는 8.94% 급락했다.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리서치 인 모션(RIM)은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이사들이 새로 선임된 가운데 4.95% 급락했다.
코카콜라는 16년만에 처음으로 2 대 1로 주식을 분할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주가는 변동이 없었다. 이에 따라 코카콜라 주식수는 112억주로 늘어나게 된다.
구글은 애플의 웹 브라우저 '사파리' 사용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쿠키(추적 파일을 설치하는 컴퓨터 코드)를 설치해 수백만명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혐의와 관련,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2250만달러의 과징금을 부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이날 0.74% 하락했고 애플은 0.93% 떨어졌다.
이날 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노르웨이 파업이 끝난데다 중국의 6월 원유 수입이 줄었다는 소식에 배럴당 2.08달러, 2.4% 떨어진 83.91달러로 마감했다.
금값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온스당 9.30달러, 0.6% 하락한 1579.8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국채 가격은 유로존 우려에 강세를 이어가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50%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