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15평 가게로 시작해 협회장까지

대학로 15평 가게로 시작해 협회장까지

이정흔 기자
2012.09.06 11:43

[머니위크]People/ 김용만 김가네 회장

20여년 전 서울 대학로에서 50㎡(15평) 규모로 시작한 조그만 ‘김밥집’이 지금은 전국 400여개 가맹점포를 거느린 대표적인 프랜차이즈로 성공했다. “김밥 팔아 얼마나 벌겠어”라는 얘기를 듣던 김밥집 사장은 안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한국프랜차이즈협회까지 책임지는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 받고 있다. 국내 대표 분식 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 얘기다.

지난 2008년부터 프랜차이즈협회장을 맡아온 그는 최근 대대치킨의 조동민 대표가 차기 협회장으로 선출되며 임기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협회 일선에서 한발 물러서는 만큼 향후 김가네의 경영 안정화에 보다 힘쓸 것이라는 다짐이다. 지난 5년간 협회 활동에 대한 평가와 함께 분식 프랜차이즈 대표 브랜드로서 김가네의 비전과 관련한 얘기를 들어봤다.

ⓒ 사진_류승희 기자
ⓒ 사진_류승희 기자

◆ 프랜차이즈협회장 임기 마무리 "땅만 있던 곳에 집 지었다"

“2008년도에 프랜차이즈협회장을 맡으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집을 짓는 걸로 따진다면 당시는 ‘땅만 다져놓은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5년 동안 협회장을 맡으면서 적어도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로 집의 형태를 잡은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차기 회장은 이 집을 더 살기 좋게 가꿔서 협회를 살찌우는 일을 했으면 합니다.”

아쉬운 듯하면서도 뿌듯함이 느껴지는 소회. 김 회장은 지난 5년간 프랜차이즈협회장 활동을 이렇게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 등록 등과 관련한 기본정책의 기틀을 마련하고 ‘2010년 APEC(아시아태평양 프랜차이즈연맹) & WFC(세계프랜차이즈이사회) 서울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의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그럼에도 활동을 마무리하며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프랜차이즈의 장점 등을 알릴 기회가 없이 문제점만 부각되며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꼬집었다.

“현재 프랜차이즈시장이 위기라고 말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요즘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양적 성장에만 치중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프랜차이즈 전체 시장 발전에도 좋지 않습니다. 가맹점을 늘려가는 것보다는 가맹사업의 관리에 중점을 둔 통합시스템을 구축해야만 가맹점주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고 업계도 더 탄탄해 질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에 몸담으면서 현장에서 체험한 그의 고민이 묻어난다. 그는 차기 회장에 대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조동민 차기 회장 역시 프랜차이즈시장에서 경험이 많은 만큼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정책적인 부분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내길 기대하고 있다.

◆ “김밥 프랜차이즈? 맛·원칙·서비스가 통한 것”

그러나 협회장 활동을 마무리하며 아쉬운 부분이 큰 만큼 설렘도 크다. 실제로 그는 5년간 프랜차이즈협회에 60%의 시간을 할애했다면 김가네 운영에는 40% 정도 투자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회사 경영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던 입장이라면, 이제부터는 회사 경영 상황을 보다 탄탄하게 다져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부서장들부터 말단 직원까지 스킨십을 확대하며 회사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한다.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맛·청결·서비스’라는 기본 원칙을 되새기는 것도 꼭 필요한 시기라는 판단이다. 김 회장은 “조그만 김밥집이었던 김가네가 지금처럼 클 수 있었던 것도 원칙을 지킨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지금은 일반화 됐지만 20년 전만 해도 2~3가지에 불과하던 김밥 종류를 8~9가지로 메뉴를 개발해 맛을 키웠습니다. 사람들이 보는 데서 김밥을 말아 청결을 강조하는 시스템도 우리가 처음으로 시도한 겁니다. 당시만해도 대학로 조그만 가게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김밥집은 우리밖에 없었으니까요.”

‘맛·청결·서비스’ 이 세가지 원칙은 사업의 규모가 크건 작건 소비자의 마음을 잡는 가장 큰 비결이라는 게 그의 확고한 철학이다. 때문에 그는 지금도 가맹점에 재료를 공급하는 물류트럭이 깨끗한지, 매장에서 고객 서비스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직접 챙기는 일에 적극적이다.

“내가 아무리 잘 해도 고객이 알아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어요. 물류트럭을 열었을 때 음식 냄새가 잔뜩 배 있으면 어떤 고객이 우리 음식을 믿고 먹겠습니까. 손이 아무리 많이 가는 일이더라도 언제 어디서 고객이 우리 물류트럭을 만날 수 있는데 그런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경쟁력이 되는 거죠.”

◆“2020년까지 매장 2020개 목표”

최근 분식 프랜차이즈시장이 커지면서 무서운 경쟁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김 회장이 ‘김가네’의 성장 가능성에 여전히 자신만만한 이유다.

“분식 프랜차이즈시장이 확대된 건 긍정적입니다. 덕분에 살아남기는 더 치열해졌죠. 업계에서도 김가네 브랜드 이미지가 오래된 것 같다는 지적도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도 새로 문을 여는 가맹점을 중심으로 인테리어를 더 젊은 콘셉트로 변화를 추진 중이고요.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면 고객들이 알아봐 주실 거라고 생각하니까 걱정은 없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메뉴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달에 2~3개의 신메뉴 론칭뿐 아니라 보쌈전문 ‘보족애’와 쭈꾸미전문점 ‘쭈가네’ 등 신 브랜드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만큼 시행착오 또한 적지 않다. 최근에도 치킨전문브랜드 루씨를 오픈했다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해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모든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죠. 그러나 실패하지 않으면 배우지 못하니까요. 우리가 분석하기로 루씨 같은 경우는 치킨이라는 아이템에 비해 문턱이 너무 높았다는 점이에요. 쉽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하는데 인테리어도 너무 고급스럽고, 메뉴 이름도 어려웠어요. 현재 이 같은 점을 보완해 새롭게 선보이려고 준비 중입니다. 실패했지만 덕분에 ‘치킨은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라는 걸 배웠으니까요.”

그는 앞으로도 끝없는 도전을 통해 2020년까지 2020개 가맹점 확보가 목표란다. 해외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 목표다.

“2020개 매장은 국내시장만으로는 불가능하죠. 협회장을 지내며 만난 세계 프랜차이즈 관계자들에게 우리 메뉴를 선보인 적이 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김밥이라는 우리 음식의 경쟁력이 높은 만큼 해외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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