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9일(현지시간) 재정절벽 협상이 다시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거의 일중 최저치에서 마감했다. 지난 이틀간의 큰 폭 랠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양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증시가 재정절벽에 취약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98.99포인트, 0.74% 하락한 1만3251.97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이틀 연속 100포인트가 넘는 상승폭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긴 하지만 막판 재정절벽을 둘러싼 백악관과 공화당의 대립에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S&P500 지수는 10.98포인트, 0.76% 떨어진 1435.81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0.17포인트, 0.33% 내려간 3044.36을 나타내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시장의 불안을 반영하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17을 넘어섰다. S&P500 지수의 10대 업종 모두 하락한 가운데 소비 필수품과 헬스케어 등 방어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스타이펠 니콜라우스의 시장 전략가인 엘리엇 스파는 "지난 2일간의 급등에 비쳐보면 (이날 하락이) 놀랍지 않다"며 "지속적인 재정절벽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이번 매수세의 일부가 금요일 12월 선물 및 옵션 만기일과 관련된 것이라면 이번 랠리는 빌려온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너, 백악관 반대에도 '플랜B' 하원 통과시킬 것
백악관은 전날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재정절벽 협상이 연내 타결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플랜B'를 제안한데 대해 균형 잡힌 접근이 아니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플랜B'가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너 의장은 재정절벽 협상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지 못하면 연소득 100만달러 미만에 대한 부시 감세안만이라도 먼저 통과시키고 재정지출 삭감에 대한 협상은 뒤로 미루자며 '플랜B'를 제안했다.
베이너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20일 공화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하원에서 '플랜B'를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베이너 의장은 "그런 다음에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면 된다"며 "그는 민주당 상원의원들에게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요청하거나 아니면 미국 역사상 가장 대규모 세금 인상에 대해 책임을 지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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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100만달러 미만에 대한 부시 감세안 연장을 하원에서 통과시킬 테니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원 통과 여부는 대통령과 민주당이 알아서 하라는 통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에 앞서 '플랜B'가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베이너 의장의 제안과 나의 제안을 살펴보면 상당히 가깝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같은 범주 안에 있으며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우리는 지금 거기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내가 타협하지 않으려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어떤 사람이라도 내가 (공화당과) 최소한 중간 지점에서 만났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치, 美 재정절벽 피하지 못하면 신용등급 강등 경고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이 재정절벽을 피하지 못하면 현재의 트리플 A(AAA) 신용등급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피치는 이날 '2013 글로벌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이 재정절벽을 피하지 못하면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의 중기 성장 가능성과 금융 안정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피치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S&P는 이미 지난해 8월에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을 계기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트리플 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지난 11월 미국의 주택착공건수는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11월 미국 주택착공건수가 전월 대비 3% 감소한 86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은 전달 대비 2.5% 줄어든 87만2000건을 예상했다.
유럽 증시는 S&P가 전날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데다 독일의 기업 심리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0.4% 올라 지난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독일의 이포는 12월 기업 신뢰지수가 102.4로 지난 11월 101.4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102.0도 상회했다고 밝혔다. 기업 신뢰지수 가운데 현재 상황에 대한 진단은 소폭 하락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상승했다. 이에 따라 독일 DAX지수는 0.2% 올라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알코아와 GE 3% 이상 급락하며 다우지수 하락 주도
미국 원유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4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1.58달러, 1.8% 급등한 89.51달러로 체결됐다. 원유 1월 인도분 선물은 이날 장 마감과 함께 청산됐다. 원유 2월 인도분 선물가격도 배럴당 1.58달러, 1.8% 오른 89.98달러로 마감했다.
금 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온스당 3달러, 0.2% 떨어진 1667.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는 유로화 대비 약세를 이어갔고 엔화에 비해서는 강세를 지속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재정절벽 협상이 다시 삐걱거리는 양상을 보이자 상승하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80%로 내려왔다.
다우지수 편입종목인 알코아는 무디스가 알루미늄 가격 하락을 이유로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정크본드'로 떨어질 위험에 처하면서 주가가 3.01% 하락했다.
역시 다우 종목인 GE는 UBS가 불확실한 거시경제 여건을 이유로 단기적으로 실적이 취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핵심 매수' 명단에서 제외함에 따라 주가가 3.14% 추락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1.76% 떨어지며 다우지수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GM은 이날 미국 재부무가 보유한 자사 주식 2억주를 향후 15개월간 주당 27.50달러에 매입할 것이라고 밝혀 주가가 6.69% 급등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은 전날 장 마감 후에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이익과 매출액을 발표해 주가가 3.71% 상승했다.
특송업체 페덱스는 회계연도 2분기 이익이 허리케인 샌디만 없었더라면 예상치를 웃돌고 매출액도 시장이 기대했던 것보다 호조세로 나타나 주가가 0.93%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