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초대 식약처장의 첫 시험대

[기자수첩]초대 식약처장의 첫 시험대

김명룡 기자
2013.04.03 05:34

"식품이나 의약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오더라도 기준치 이하라면 보도를 하실 때 신중하게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인체에 해롭지 않은데도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이유로 식품(혹은 의약품)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보도하면 국민들의 불안감만 커질 수 있습니다."

'청'에서 '처'로 격상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첫 수장이 된 정승 처장은 지난달 27일 기자들과 첫 공식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정 처장은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식품이나 약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만큼 무엇보다 국민이 혼란을 겪지 않게 보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처장이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첫 번째 시험대에 올랐다. 식약처가 6개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일부 제품에서 발암성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이 검출된 것.

식약처는 자체평가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이번에 검출된 유해물질의 검출량이 인체에 안전한 수준이라고 공식화 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과 대한한의사협회 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 된 것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극미량이라 할지라도 발암물질이 나왔으니 약의 허가를 취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천연물의약품 중 유해물질이 검출됐지만 문제가 없다는 자료를 배포한 이후 해당 사안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식약청은 벤조피렌이 든 원료를 사용한 인기 라면류에 대해 "인체에 해롭지 않다"면서도 제품을 회수하라는 모순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2006년 '약효조작 복제약' 사건, 2009년 석면탤크 파동 때도 식약청은 "문제는 없지만 국민정서를 감안해 제품을 회수하겠다"는 해괴한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식약처는 안전한 식품과 의약품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맞는지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평가하는 기관이다. 판단의 기준이 실증에 맞춰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여론이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게 되고 주관적인 가치판단이 개입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식약청의 오락가락하는 태도에 국민들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기준대로라면 유해물질이 극미량 검출된 천연물신약에 대해 식약처가 따로 조치할 것은 없어 보인다. 식약처는 객관적이고 일관된 기준만 제대로 적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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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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