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늦어지는 민간모태펀드 '유감'

[더벨]늦어지는 민간모태펀드 '유감'

김경은 기자
2013.05.30 11:28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5월28일(08:19)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기업이나 시중은행같은 민간 기업들이 중소·벤처기업과의 접점 찾기에 골몰하고있다. 새정부의 '창조경제'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지만, 부담은 적지 않다.

삼성그룹이 미래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재단을 설립해 10년간 1조50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했고, 시중은행 가운데서 KB국민은행은 400억 원 규모의 한국판 '요즈마펀드'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역시 은행과 증권에서 스타트업 투자의지를 표명키 위해 설명회를 열었다.

쏟아지는 민간 기업의 재원 출연에도 벤처투자업계는 썩 반갑지 않은 표정이다. 민간 자금이 벤처투자업계로 흘러드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자금 운용은 대기업 계열 투자회사들에게 한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대기업들이 일정 재원을 출연해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s) 형태로 운영하는 이른바 '민간모태펀드' 도입은 늦어지고 있다. 민간모태펀드 도입 지연으로 민간 기업의 자금이 벤처캐피탈에 고루 배분될 기회도 늦춰지고 있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민간모태펀드 도입이 추진되는 분위기여서 업계는 상당한 기대를 했었다"며 "현재 쏟아지는 민간 기업들의 재원 출연 발표로 민간모태펀드 도입이 추진 동력을 잃는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간모태펀드는 공공적 성격에 국한해 자금을 활용해야하는 현 공공모태펀드의 한계를 보완해줄 뿐 아니라 영세한 국내 벤처캐피탈의 성장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민간모태펀드 운영의 기초가 되는 관련 제도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올 상반기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민간모태펀드의 운영 방향, 규제 수준, 투자 방향 등에 대한 규정 마련을 위해 연구 용역 발주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벤처캐피탈 불공정 거래에 대한 지적이 거세게 일자 해당 안건은 뒤로 밀려나고 투자계약서 제도개선이 상반기 우선 과제로 변경됐다. 이와 관련해 벤처캐피탈의 투자계약서 작성 가이드라인이 올 6월경 구체화된다.

자금을 푸는 민간 기업들 입장에서도 민간모태펀드 도입 필요성은 크다. 펀드 관리기관의 집중화와 펀드 운영 제도화 등으로 출연 기관들의 부담을 덜어줄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벤처투자는 회수기간이 길고, 투자 리스크도 커 일반 기업들이 투자를 꺼려왔다. 또 자금 단위는 크지 않지만 관리해야할 기업수가 많아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실제 일반 법인의 출자는 정체 상태다. 벤처펀드 전체 결성 규모에서 일반 법인이 차지하는 자금 비중은 2008년 42.5%에서 2012년 16.1%로 크게 감소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벤처 기업 지원 정책은 내놔야 하지만 벤처투자 전담 부서도 없는 상황인데다, 투자 방식 결정에서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단계가 제로 베이스나 마찬가지"라며 "사실상 정부와의 교감차원에서 모양만 취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토로했다.

민간모태펀드가 적절한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실기하지 않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수요는 충분했고, 그에 걸맞는 공급도 접점을 찾은 분위기다. 장터(시스템)만 서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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