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신생 벤처캐피탈의 청계산 프로젝트

[더벨]신생 벤처캐피탈의 청계산 프로젝트

이윤정 기자
2013.07.01 08:19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6월27일(08:13)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청계산에 한 무리가 나타났다.

강화유리 가공업체 대표, 소셜 번역 플랫폼 대표, 교육 콘텐츠 회사 대표,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회사 대표, 법률회사의 변호사까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이들이 모여 등산을 하며 친목을 다졌다.

나이는 20대서부터 50대까지, 속한 업종도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패션까지 다양했다. 공통의 화제가 없어 자칫 어색할 수도 있었지만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행사는 신생 벤처캐피탈인 DSC인베스트먼트가 기획한 작은 산행 이벤트였다.

그 동안 투자가 이뤄진 회사 관계자들, 조합 출자자들 그리고 함께 투자를 하며 관계를 쌓은 다른 벤처캐피탈 심사역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초대해 등산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사실 피투자자에게 투자자는 어렵고 껄끄러운 대상이다. 투자를 받는 순간 그에 합당한 책임과 역할이 생기기 때문이다. 투자자 역시 회수라는 숙제가 있어 견제와 감시를 할 수밖에 없다. 투자자와 피투자자를 흔히 갑과 을의 관계라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부분의 경우 투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해당 심사역과 피투자 회사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일단 투자가 이뤄지면 서로 일정 거리를 둔다. 심사역은 암행어사가 된다.

하지만 DSC인베스트먼트는 군림하는 투자자가 아닌 동반자로 피투자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번 등산 행사도 그 일환으로 기획된 것이다.

투자자와 피투자자가 편안 분위기에서 고민 상담과 자문을 하고, 투자 받은 회사들은 각자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창업자로서의 고충을 털어놓고 서로 동기부여 하는 장이 됐다.

벤처캐피탈들은 다수의 투자 경험을 통해 회사의 흥망을 목격한다. 단순 전주(錢主)라 하기에는 산업과 기술, 회사 운영에 대해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가 아깝다.

특히 창업 초기 벤처 회사들은 기술력만 중시했지 회사 경영이나 사업에 상대적으로 관심과 경험이 없어 전문 투자자들과의 교류가 중요하다.

정부는 청년 창업, 벤처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풀 예정이다. 그리고 그 첨병을 벤처캐피탈들이 맡게 된다. 벤처캐피탈이 스스로를 단순 자금 공급자가 아닌 피투자자와 함께 창업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는 동반자로 인식하지 않으면 막대한 자금 수혈은 그저 돈 잔치로 끝날 공산이 크다.

DSC인베스트먼트는 매달 등산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작은 시도지만 투자자와 피투자자가 건전한 상생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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