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7월18일(10:45)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A씨는 블로그 관련 벤처회사를 창업했다. 굴곡도 있었지만 기업을 안정시키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했다. 투자자들은 빠른 시간에 달성한 수익 실현에 주목하며 사업 아이템을 매력적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투자 성사 직전 A씨는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더 이상 연장이 불가능했던 A씨는 훈련소에 입소하게 됐다. 결국 이 벤처회사는 대표이사의 공석을 버티지 못하고 전혀 사업적으로 연관이 없는 회사에 경영권을 넘겨야 했다.
# B씨는 2011년 리워드 광고 앱 개발회사를 창업했다. 2년 사이 이 회사는 사원 100명 이상을 거느린 대형 벤처회사로 컸다. B씨는 재학 중이던 대학교를 자퇴하며 회사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대표이사의 의지와 관계없이 이 회사는 인수·합병(M&A)시장과 벤처투자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당장 매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잠재적 매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유는 바로 대표이사 B씨의 병역문제다. 그 동안 B씨는 군입대를 계속 미뤄 왔다. 하지만 이제 그 연장 기한이 막판까지 오면서 1~2년 사이에는 어떻게 해서든 군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B씨도 A씨 등 군미필 창업자들처럼 '경영권 매각 후 입대'라는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회사 매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 사업 분야에서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네오위즈도 설립 초기 창업자들의 군문제로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네오위즈가 기반을 잡는데 밑거름이 됐던 세이클럽이 대성공을 거뒀지만 채팅사이트에 대한 폐해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져 신규 콘텐츠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시기에 나성균 대표와 장병규 대표의 병역문제가 터진 것이다. 병역특례 연구원 신분으로 각각 회사 대표와 임원을 맡고 있었던 게 이슈가 됐다. 결국 이들은 병역특례가 취소되고 다시 군대를 가야 했다.
얼마 전 한 청년창업 경진대회의 본선 진출자 선발을 위한 마지막 예비 심사 자리에 초대를 받았다. 후보자들은 여러 기관의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앞에서 창업 회사를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20개가 넘는 기업들의 설명회가 끝난 후 참관했던 사람들끼리 어떤 회사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관심이 쏠린 회사가 비슷하기도 하고, 크게 차이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한 회사에 대해서는 일치했다. 기술력과 실용성 그리고 테마까지 갖춘 이 회사에 대해 무조건 투자하겠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전문 투자자의 견해는 달랐다. 한 심사위원은 이 회사에 대해 사업 아이템은 좋지만 기술자인 창업자의 연령이 투자 결정에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제품 상용화 단계에 도달해 창업자가 가장 필요할 때 입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창업자가 군문제를 얼마나 빨리 해결하느냐가 투자 유치는 물론 회사 생존을 결정 지을 핵심 이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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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벤처창업에 대해 병역 특례를 주는 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군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다만 자리 잡고 있는 벤처회사가 '병역'에 막혀 몰락하거나, 거대 회사의 먹이감으로 전락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