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만 입학해도 놀이문화가 확 바뀌죠. 국내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산업이 다양한 연령층을 소화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한 캐릭터업체 대표는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업체들의 타겟 대상이 줄어들고 있는데 대해 이같이 하소연했다. 특히 최근 들어 업체들이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제작에 집중하고 있는데, 가령 '뽀로로'에 사죽을 못쓰던 아이들도 막상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게임 등으로 관심이 쏠리다보니 공략하는 연령층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국내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업체의 타겟 연령층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뽀로로만 하더라도 당초 4~6세가 주요 타겟 연령층이었지만, 요즘은 2~3세까지 내려왔다. 워낙 수많은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이 쏟아지고 타겟층이 세분화되다보니 뽀로로를 즐기던 아이들의 수준(?)도 높아진 까닭이다.
아이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업계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업체들도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녹녹치 않은 실정이다. 심지어,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게임에 중독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먹고 살기 위해 자사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개발에 여념이 없는 게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업계의 현실이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관계자는 "기존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 시시하다는 소리만 듣는다"며 "내용도 갈수록 자극적일 수밖에 없고 초등학교 이상으로 대상층을 넓히기 위해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뛰어드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정된 연령층은 국내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전세대로부터 관심을 얻고 있는 월트 디즈니와 비교할 때 역사도 짧고, 노하우도 일천하지만 현재와 같은 업계 현실로는 더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눈앞에 보이는 수익 탓에 전세대의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이 점점 특정 연령층으로 굳어지는 현실은 안탑깝기만 하다.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업계가 영세한 수준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현실의 벽보다 세대의 벽을 뛰어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