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드라마 투자 꺼리는 벤처캐피탈

[더벨]드라마 투자 꺼리는 벤처캐피탈

이윤재 기자
2013.08.01 11:06

[thebell note]

더벨|이 기사는 07월30일(08:30) 자본시장 미디어'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일주일간 지상파 3사가 방영하는 드라마는 총 31편에 달한다. 콘텐츠 양으로만 따져도 영화나 게임을 압도하는데다 TV라는 매체 특성상 접근성도 높다. 하지만 대다수의 벤처캐피탈은 드라마 투자를 꺼린다. 흥행몰이에는 성공해도 투자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아 속을 앓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크릿가든의 투자수익률은 3%에 불과했다. 전국 시청률 35.2%, '현빈앓이' 등 온갖 열풍을 만들어냈던 인기에 비해 투자성과는 초라했다. 시크릿가든 뿐만 아니라 인기를 끌었던 다른 드라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벤처캐피탈이 드라마 투자를 꺼리는 이유로 기형적인 수익 분배 구조가 꼽힌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송국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급급해 제작사나 투자자에 대한 수익 분배에 인색하다는 것이다.

드라마 방영으로 얻게되는 수익은 크게 5가지다. 방송권료와 해외판권, 간접광고(PPL), 협찬, 부가판권이다. 이중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해외판권과 부가판권은 방송사들이 반드시 사수하려고 한다. 부가판권의 대표적 서비스인 '드라마 다시보기'는 한 작품당 10억~20억 원의 수익을 방송사에 안겨준다.

제작사와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방송권료와 PPL, 협찬이다. 방송권료는 방송사가 제작사로부터 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이다. 제작 이전에 받는 금액이 아니라 초반 2~3회 분량의 방영이 이뤄진 시점에서 분할적으로 지급되는 형태다. 제작사는 방송권료로 나머지 방영분에 대한 제작비를 충당한다. 방영 도중 발생하는 PPL과 협찬비도 제작비에 투입된다.

결국 방송권료나 PPL, 협찬비로 발생한 수익이 총 제작비보다 커야만 제작사와 투자자가 이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수익들이 총 제작비를 상회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방송사가 제공하는 방송권료의 수준이 전체 제작비의 40~50%에 그치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제불황이 깊어져, PPL과 협찬비는 나날이 줄어드는 실정이다.

현실이 녹록치 않지만 제작사는 방송사가 정한 룰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지상파에서 방송이 되고 안되고의 여부는 흥행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플랫폼을 쥐고 있는 방송사들은 이른바 '슈퍼 갑'의 지위를 누리는 셈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방송사들이 제작사와 투자자를 배려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벤처캐피탈의 투자 자금은 방송권료를 받기 이전 분량의 제작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초기 자본이다. 투자외면이 지속되면 제작사들은 드라마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양질의 드라마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낮아진다. 방송사가 제작사, 투자자와 이익을 함께 나눌 때 드라마 산업이 발전한다. 그 결과가 방송사의 장기적 이익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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