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 명의로도 어려워 결국 지인의 명의를 빌려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번의 사업실패로 찍힌 신용불량자 낙인은 지워지지가 않았습니다."
한 때 수백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던 벤처기업 오너 A씨. 그는 잘 키워낸 회사를 더 성장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자신의 지분을 대기업에 매각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현금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러나 성공한 벤처사업가 A씨는 이후 단 한 번의 사업실패로 인해 신용불량자 신세로 전락했다. 지분 매각 후 새로 창업한 회사의 사업이 여의치 않았던 것. 결국 새 사업을 시작한지 4년 여 만에 1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면서 법인을 청산하기에 이르렀다.
A씨는 회사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여기저기 보증을 서야 했고, 이 때문에 법인청산과 함께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그는 오는 2016년까지 매달 수입 가운데 일정액을 채무자들에게 지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 번의 성공과 한 번의 실패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A씨. 문제는 이후 더 심각했다. 그는 지인의 명의를 빌려 간신히 작은 회사를 차렸지만,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찍히면서 영업활동과 자금조달 등 기업운영에 크게 제약을 받고 있다.
회사운영을 위해 어렵사리 대출 받은 2억원은 연간 30%라는, 소규모 회사가 감당하기에는 살인적인 수준의 이자를 지급해야만 했다. 4명이 근무하는 회사가 한 달에 이자비용으로만 500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A씨는 또 다시 회사 매각을 위해 기관과 업체들을 찾아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후 '창조경제'라는 기조 아래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중소기업청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민간금융과 기업들은 벤처창업을 위한 펀드 조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도 창업규제 완화 등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 수립에 한창이다.
하지만 창업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대부분 신규창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음은 아쉬운 점이다. A씨와 같이 한 번의 사업실패로 인해 영원히 재개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구축될 창업생태계는 결국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