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카카오톡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00병원 슈퍼박테리아 환자 14명 사망, 추가환자 20명'이라는 내용의 글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후 이 병원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바로 옆에 '슈퍼박테리아'라는 연관 검색어가 뜰 정도다.
하지만 실제 슈퍼박테리아 환자는 물론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 역시 발생한 적이 없다. 슈퍼박테리아라고 불리는 신종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보균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것일 뿐이다.
5일 보건복지부 기자실을 찾은 양병국 공공보건정책관은 최근 불거진 슈퍼박테리아 논란에 대해 "63명의 보균자가 국내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학문적으로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공중 보건학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며 "슈퍼박테리아라는 용어 역시 다재내성균이라고 바꿔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피부 등 우리 몸의 표피는 물론 입부터 항문에 이르는 내피에도 수 억 개의 세균이 산다. 이중에는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균도 있고, 좋은 영향을 주는 균도 있다.
몸의 면역계가 약해지고 좋은 균이 싸울 힘을 잃어버리면 나쁜 영향을 주는 균이 표피나 내피를 뚫고 들어온다. 이를 '감염'이라고 한다. 이렇게 들어온 세균은 항생제로 죽여야 한다. 독한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항생제를 먹어도 죽지 않는 세균을 바로 '슈퍼 박테리아'라고 부른다.
물론 이 경우에도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있다. 하지만 사용이 제한적이고, 중증환자에게 감염되면 치명적이어서 해외에서는 슈퍼박테리아로 사망하는 다수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있는 균인 'NDM-1'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는 실제 사망자가 발생했다. 과도한 불안은 삼가야지만 지나친 낙관 역시 피해야 하는 이유다.
나쁜 세균이 가장 활발하게 이동하는 공간은 바로 병원이다. 국내 대학병원 전공의의 가운이나 넥타이에서는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이 흔하게 발견되기도 한다.
병을 치료하러 가는 병원에서 병을 얻는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슈퍼박테리아'가 진정 엄청난 감염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면 병원 스스로가 감염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