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ay, 안전한가요?

X-ray, 안전한가요?

김인수 치의학박사
2013.08.30 10:00

[MT교육 에세이] 치의학박사 김인수가 보는 치아세상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삽화=김효정 치위생사(임플란티아 치과 삼성점)

치과에서 X-ray, 즉 방사선 촬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뼈 상태나 여러 가지 주변 구조물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 사진은 대부분의 진단을 위한 기본적인 요소가 된다.

꽤 오래 전의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치과에서 가장 두려운 상황'을 조사한 작은 설문조사 결과에 "방사선 촬영시 두려움을 느낀다"는 답변이 순위 안에 들었던 것을 보고 매우 의외라 생각한 적이 있다. 사실 치과 종사자들에게는 X-ray 촬영이란 유별난 일이 아닌, 너무나도 일반적이며 일상적인 일이기 때문에 별다른 감상을 못 느끼게 되는 것이 사실인데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니 이해가 가기도 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춥고(?) 작은 방안에 자신을 밀어넣은 치과 스텝은 밖으로 나가 문을 굳게 닫고, 작게 뚫린 유리창 너머로 눈만 들이대 빠끔히 들여다보고 있다면 움직일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충분히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다. 치과 방사선 노출량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양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몸을 사리듯 굳게 닫아버린 문 뒤로 숨어버리니 말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진단을 위해 방사선 촬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X-ray를 찍고 싶지 않다며 거부하는 분들도 왕왕 보인다. 물론 촬영에 동의하는 분들 중에서도 의사의 말이니 따르긴 하지만 내심 께름칙해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X-ray 촬영, 정말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Yes'이다. 사실 우리는 X-ray 촬영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의 방사선에 항시 노출되어있다. 건축물 재료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나오고, 햇빛이나 대지, 하물며 공기와 음식물 속에도 방사선이 섞여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을 자연방사선이라 하는데 이는 사람의 인체나 생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뿐더러 이런 방사선이 두렵다고 피해 다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방사선일지라도 그 노출량이 많아진다면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듯이,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방사선의 종류보다 그 세기에 의해 좌우된다. 이렇듯 중요한 것은 X-ray가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인공방사선이라는 사실보다, 그 세기와 그로 인한 노출량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치과용 X-ray 촬영시 방사선의 노출량은 얼마나 될까. 상황에 따라서 CT촬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치과에서 일반적으로 촬영하는 X-ray에는 두 종류가 있다. 치아 3~4개 정도만을 정밀하게 나타내주는 부분사진(Periapical)과 모든 치아와 턱관절, 상악동, 신경관 등의 구조물까지 전체적인 큰 그림을 나타내주는 전체사진(Panorama)이 그것이다.

작은 부분사진의 경우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0.003m㏜ 이하, 큰 전체사진의 경우 조금 더 높은 0.011m㏜ 이하인데, 연구 결과에 따라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자연적으로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연간 평균 2.4m㏜인 것을 생각해보면 아주 미미한 양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단위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 수치만 보더라도 많고 적음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현상과 정착 과정을 거치는 필름 사용보다 디지털기기를 사용한 X-ray 촬영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디지털 방사선 촬영시에는 방사선 조사량이 더 감소하기 때문에 전혀 우려할만한 정도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아마 그 누구보다 방사선 촬영이 제일 불안한 사람은 임산부일 것이다. 치과 방사선은 그 조사량이 극히 적긴 하지만 임산부의 경우 임신 1주부터 12주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임신 1기나, 27주에서 40주 사이의 기간인 임신 3기 후반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방사선 사진 촬영을 피해야하고, 비교적 안정된 2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만 이 역시 만일을 위해 촬영 시 납으로 된 보호복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과용 방사선에 대한 오해가 어느 정도 풀렸다면 이쯤에서 의구심이 들 것이다. 이렇게 안전하다고 말하면서도 치과 스텝들이 X-ray 촬영시 문밖에서 촬영하는 것은 왜일까? 그만큼 X-ray를 촬영할 때 나오는 방사선이 몸에 해롭기 때문에 문밖으로 나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치료를 받으러 내원했을 때에만 한 번 정도 촬영을 하는 환자분들과 달리 치과 스텝은 매일 여러 사람들의 방사선사진을 반복적으로 촬영하게 되고, 그만큼 방사선에 대한 노출 정도가 크고 누적되기 때문에 협조가 잘 되지 않아 촬영이 어려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밖에서 촬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니 문밖으로 나가는 스텝에게 배신감(?)을 느끼거나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혹자는 극소량일지라도 아예 노출되지 않는 것보다 안전할 수는 없다고 말할지 모른다. 물론 치과의사 역시 불필요한 촬영을 무분별하게 권유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X-ray 촬영으로 인해 병소를 초기에 발견하여 조기치료가 가능하고,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지는 등 방사선 노출에 의한 '실'보다 X-ray 촬영으로 인한 '득'이 더 크다면 막연한 두려움만으로 망설일 필요가 있을까. 모쪼록 치과용 방사선 촬영의 안전성에 대해 인지하고, 치과에 내원하는 발걸음이 조금 더 가벼워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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