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양적완화(QE) 축소를 연기하며 금융시장이 반색했다.
18일(뉴욕 현지시간) 이틀간의 정책회의를 마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매달 850억 달러인 채권매입규모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상한 100억~150억 달러 축소를 빗겨간 결정이다.
FOMC는 "채권매입을 조정하기 전 (경제상황 진전) 과정이 유지될지에 대한 더 많은 증거들을 기다릴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연준의 예상 밖 결정으로 18일 뉴욕증시 S&P500은 사상 고점을 경신했고 미국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2.688%로 하락(채권 가격 상승) 했다. 금 값은 3% 뛰며 온스 당 1362달러까지 올랐다.
19일 아시아 시장도 일제히 상승세다.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에선 10개 섹터가 모두 상승세며 MSCI 아시아퍼시픽 지수는 1%대 뛰며 4개월 고점으로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결정을 연기한 이유 중 하나로 최근 장기 금리 상승 추세를 거론했다.
지난 5월 2일 1.6%였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번 달 초 장 중 3%를 돌파했다. 특히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올해 내 QE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6월 FOMC 회의 후 금리 급등세가 가팔라졌다.
FOMC는 성명에서 "최근 몇 달 간 우리가 관찰한 금융 조건들이 타이트해졌다"며 "이 상황이 지속되면 경제, 노동시장 개선이 더뎌질 수 있다"고 지적한 점도 이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다.
미 정치권의 재정협상 난항도 연준이 쉽사리 부양책 규모를 줄일 수 없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올해 초 16조3940억달러인 부채한도를 임시로 16조6990억달러로 늘렸으며 의회의 협상이 타결에 이르지 못하면 10월 중순께 디폴트에 처할 수 있다.
또 오는 10월1일부터 시작되는 정부의 새 회계연도 예산안을 미국 의회가 이번 달 안에 처리하지 못하면 다음 달부터 연방 정부가 일시 폐쇄되고 각종 정부 프로그램이 중단된다.
재정협상 난항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2014년 중간 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에선 협상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독자들의 PICK!
그러나 이번 주부터 재개된 민주, 공화 양당의 재정협상에서 공화당측은 부채한도 증액 협상에 오바마케어 시행 연기를 묶어 논의하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양측의 대립각이 여전히 팽팽한 상태다.
댄 그린하우스 BTIG 투자전략가는 "우리가 예상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연준의 관점에선 이해할만하다"고 말했다.
또 연준은 이날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3~2.6%에서 2.0~2.3%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전망치도 3.0~3.5%에서 2.9~3.1%로 낮췄다.
실업률은 2016년 말 5.7%로 하락하며 장기 평균 5.5%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버냉키는 2016년 이후에도 금리가 완만하게 오를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16년 이후에도 기준금리가 2~3년간은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며 궁극적으론 4%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